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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26. 2023

 세계적인 책방이 된 소리소문

제주 여행 이야기 1

어제는 제주에 있는 책방 소리소문에 갔습니다. 한경면으로 이사를 간 소리소문은 얼마 전 벨지움의 한 출판사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의 서점 150‘에 선정되기도 했죠. 저는 첫 책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냈을 때 이전  책방 자리로 가서 인사를 드리고 싸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서점은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주에 놀러 오신 분들이 기본적인 관광코스로 들르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죠. 제주에는 정말 독립 서점이 많은데 그게 한 구역에 몰려 있는 게 아니라 섬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문화의 힘이 만든 멋진 현상이죠. 책방을 둘러보다가 신간 코너에 최진영의 <단 한 사람>이 눈에 띄길래 먼저 집어 들었습니다. 최진영 작가의 남편이 운영하는 카페 ‘무한의 서’에 갈 생각이라 마침 잘 됐다 싶었습니다. 제 책 <여보, 나 제주에서 한 달만 살다 올게>가 제주 관련 서적 사이에 여전히 서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한겨레21에서 연말 특집으로 추천했던 바비언 고닉의 <멀리 오래 보기>도 골랐고 조나 레러의 <지루하면 죽는다>도 앞부분을 읽어보니 너무 흥미로워서 샀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MISTERY’입니다. 아내가 진짜 재밌을 거 같다며 그랜트 스나이더의 카툰 에세이 <책 좀 빌려줄래?>를 권했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I WILL JUDGE YOU BY YOUR BOOKSHEF’입니다. 네가 읽는 책으로 너를 판단하겠다는 뜻이죠. 저는 이 원제가 더 마음에 듭니다. 책장을 열어 보니 책과 글쓰기에 대한 인사이트로 가득하더군요. 기가 막혔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십시오.


네 권을 들고 카운터에 가서 돈을 내며 대표님에게 인사를 드렸더니 어떤 손님이 편성준 작가 오셨다고 ‘제보’를 하는 바람에 이미 저를 쳐다보고 계셨다고 했습니다. 아마 저를 알아본 분이 계셨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언행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표님은 제 책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와 <여보, 나 제주에서 한 달만 살다 올게>에 싸인을 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부둘놀’은 8쇄를 팔고 계시더군요. <단 한 사람>을 보고 시간 되면 카페 ‘무한의 서’에 가보라고 하시길래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라고 대답하고 서점을 나왔습니다. 여행 다닐 땐 무거우니까 책을 너무 많이 사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서점에 가면 저도 모르게 책을 잔뜩 사는 건 우리 부부의 고질적인 책욕심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좋은 책을 많이 산 것 같습니다. 카페 ‘무한의 서’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책들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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