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순자와 인간 편성준의 대치

토킹캣 순자의 일기

by 편성준

뭘 어쩌자는 건 아니야

그냥 너를 반대하는 거지.

왜 토요일 새벽부터

노트를 펴놓고 모니터 앞에

앉아 끙끙대고 있는 거냐 이거지.

(난 니가 좀 만만하거든. 아줌마는 공격이 좀 힘들어. 추르도 얻어먹어야 하고)


새 책 원고를 쓴다면서

왜 계속 노트만

뒤적이고 있는 건데?


뭐, 어제 그제 쓴 원고는

그런대로 좋더라.

하지만 조금 더 속도를

내도록 해봐.


오늘 오전 트레바리 모임

준비는 잘했어?

아까 슬쩍 보니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

오랜만에 다시 읽으며

깜짝깜짝 놀라는 얼굴이던데,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 거지?

좋아하는 소설이라

트레바리 도서로 선정한

인간이 그러면 쓰나.

반성해.


아줌마 주무시니까

조용히 일 해.

난 다시 아줌마 배 위에

올라가서 한잠 더 잘 테니.


- 2024년 1월 첫 번째 토요일 아침. 고양이 순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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