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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Mar 14. 2024

즐거웠던 '봄바람+소행성' 파티

'봄바람 같은 에세이 두 편 쓰기' 강연 후기


'봄바람 같은 에세이 두 편 쓰기'라는 제목으로 모집한 줌 글쓰기 강연엔 열 분의 수강생을 모셨습니다. 밸런타인데이에 시작해 5주 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면 PC나 랩탑 앞에 앉으셨습니다. 저녁 늦게 시작하는 온라인 강의라 그런지 이번 강연엔 울산, 금산, 광주, 목포 등에 사시는 분은 물론 멀리 이탈리아 로마에서 참석하는 분도 계셨죠.

'에세이 쓰는 법이라는 주제로 준비한 저의 강의를 듣는 분들의 집중력은 대단했고 서로 쓴 글들을 소리 내어 읽고 귀 기울여 듣는 순간들은 모르던 사람들과 글쓰기로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글을 쓰는 분이 대부분이었는데도 일주일마다 글이 늘고 표현력도 좋아지는 걸 보고 뿌듯해하는 게 저의 일이기도 했고요. 엄마와 있었던 일에 대해 쓴 네 번째 시간은 눈물바다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상하죠? 왜 엄마 얘기는 그렇게 항상 눈물 콧물을 동반하는 걸까요.


마지막 날인 어제는 줌을 벗어나 성북동에 있는 저희 집 '성북동소행성'에서 대면 수업을 했습니다. 전부터 저희 집에 와보고 싶던 분들이라 그런지 마당과 마루, 책꽂이 등을 돌아보며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저는 미리 준비한 컬러 종이에 써 오신 에세이들을 인쇄해서 메모도 한 뒤 한 분 한 분 소리 내 읽고 나눠드리는 것으로 수업을 대신했습니다. 강의 뒷부분엔 출판기획자 윤혜자 선생의 '책 쓰기에 대한 미니 특강'도 있었습니다. 로마에 계신 선생님과 개인적 사정으로 오지 못하신 선생님이 안타까웠습니다(두 분 다 줌으로도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전에서 성심당 빵을 사 오신 분이 계셨고 멋진 가죽 필통을 인원수대로 만들어 오신 분도 계셨습니다. 윤혜자 선생이 준비한 성북동의 명물 '영아네김밥'을 간식으로 드셨고  손님이 오면 더 신이 나서 돌아다니는 이상한 고양이 순자를 다들 귀여워해 주셨습니다. 금산에서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은 마당 화장실에 제가 써 놓은 '남자들도 앉아서 사용 부탁드립니다'라는 부탁의 글을 읽고 자신의 가게에도 적용을 해봐야겠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줌이라 몰랐는데 알고 보니 학교 선후배인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인연이냐며 너무 신기해하시더군요. 마지막 날이라 간단히 맥주 한 잔을 하고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저희 단골이기도 한 한성대입구역 근처 '꼬꼬댁 꼬꼬'로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두 분이 차 시간 때문에 먼저 일어나셨고 맥주 대산 콜라를 마시는 분도 계셔서 꼬꼬댁 사장님이 짜증을 내셨습니다. 저희 예약 때문에 술 많이 마시는 팀이 들어오는 걸 막아 서 돌려보냈다는 것입니다. 말을 그렇게 하지만 그래도 사장님은 정감 있는 분입니다. 우리는 치킨 이 인분과 골뱅이 소면과 함께 생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일행 중 누군가 치킨이 정말 맛있다며 "역시 서울이야!"라고 해서 모두 웃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쓴 글을 모아 작은 책을 만들어 보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일단 원고를 수정, 탈고하고 모아야겠죠. 5주 동안 썼던 글들이 어떻게 완성되어 하나로 묶일지 기대됩니다.


이렇게 저는 또 제 인생에 새로운 인연들을 쌓아갑니다. 예전보다 훨씬 좋은 건 물론이고 나날이 성장하는 삶이죠. 남들은 늙어간다는 시기에 성장이라니, 굉장하지 않습니까? 이번 수업으로 자신감도 붙고 용기도 얻은 김에 새로운 수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컨셉은 '자기 계발 글쓰기'입니다. 에세이든 리뷰든 기획서든 우리가 쓰는 글은 모두 자기 계발의 일환이니까요. 정리되는 대로 공지할 테니 관심 있는 분들의 뜨거운 성원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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