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책 쓰기 워크숍 이야기
어제저녁은 '소행성 책 쓰기 워크숍' 17기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멀리 오산이나 양양에서 오신 분도 있고 예산에 사는데 여행 마지막날이라 공항에서 성북동까지 바로 차를 몰고 오신 분도 있었다. 첫날이라 서로 자기소개를 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고 감탄하고 격려했다. 어떤 분은 얘기하다가 살짝 울컥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나는 이런 시작이 좋다. 나쁜 마음이나 의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저 사람이 잘 돼야 나도 잘 된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들. 아내와 나는 "이번 기수 분위기 참 좋다. 모두 좋은 분들이 오셨어."라고 말하고 잠들었다. 이제 몇 달간 정성과 노력을 들여 잘 쓰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정성을 다해 이 분들을 도울 것이다. 어차피 책은 이 분들이 쓰는 것이고 우리는 그 방향성과 추동력에 대한 생각을 그때그때 전해드릴 뿐이다.
아침에 노트를 뒤적이다가 김인환의 산문집 『타인의 자유』 중 '나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를 탓하지만 좋은 지휘자는 연주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한다'라는 구절을 메모해 놓은 것을 발견했다. 나도 좋은 지휘자가 되고 싶다. 그런데 내게 필요한 글이 이렇게 때 맞춰서 딱 나타나다니. 가끔은 작은 기적들이 일어난다고 믿는다. 그 기적들을 나누며 살고 싶다. 아이고, 하고 싶은 게 많군. 일단 밥을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