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생각매거진 - 제로제로> 임세미 씨 인터뷰
<기후생각매거진 - 제로제로>의 의뢰를 받아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임세미 씨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썼습니다(그날 흑미도 같이 와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제로제로 편집인 선유정 님은 대학로애서 북카페 ‘책책’을 운영하며 여러 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던 출판인이죠. 임세미 씨는 성북동에서 이웃으로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친구가 된 케이스입니다.
작가로서 의뢰를 받았지만 제가 임세미의 유튜브 ‘세미의 절기’의 팬이라는 점도 인터뷰를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직접 환경운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연기자이자 비건,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실천가로서의 임세미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건 누구보다 열심이니까요. 그리고 비건인 임세미 씨와 페스코 베지터리안인 아내 윤혜자가 밥을 먹을 때 저도 그 식탁에 끼어 비건식을 먹는 멤버니까요.
집으로 도착한 잡지를 읽어보고 책꽂이 앞에 두었는데 오늘 아침에 다시 펴보니 아내 윤혜자가 세미 씨 인터뷰를 읽으며 연필로 줄을 쳐놨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찍고 연필로 밑줄을 그은 부분들만 옮겨 봅니다. 인터뷰 전체를 읽고 싶은 분은 <기후생각매거진 - 제로제로> No.3을 구입하세요. 인터넷 서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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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미는 어느 책에서 ‘대체로 스물일곱 살까지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열아홉 살이면 끝나는데,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어디 가서 인생을 배워야 하나, 이런 위기감과 허탈감이 동시에 들었다고 한다. 남들보다 일찍 연기라는 인생의 업을 찾았지만 정신적 성장을 위해 더불어 택한 것은 운동과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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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지친 몸을 추스르고자 백팩을 쿠션 삼아 잠깐 쉬던 중에, 그곳에서 또다시 기존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꾼 경험을 하게 된다. 누워 있는 곳 옆으로 소와 송아지 가족이 걸어온 것이다. 흔히 젖소라고 부르는 홀스타인종인데, 어느 순간 어미 소가 송아지에게 가는 햇빛을 온몸으로 막아주는 것이 아닌가. 자식을 배려하느라 몸으로 햇볕을 막고 몸을 핥아주는 모습을 보며 그는 그즈음 태어난 조카를 떠올렸다. ‘그 아이의 엄마가 하는 행동과 저 소의 행동이 뭐가 다른 걸까. 저렇게 인간과 똑같이 마음을 주고받는 존재들을 나는 그동안 스테이크라는 이름으로 먹고 있었구나. 아, 저들은 어찌 먹을 수가 있지?’ 그들은 더 이상 ‘고기’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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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참는 사람이 아니에요. 어렸을 때부터 맛있는 걸 굉장히 좋아했고 식탐도 많았고요. 그러니 비건이 되었다고 맛없는 음식만 먹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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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미는 자신이 아주 힘이 센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을 돌보는 것을 넘어 모두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연대하자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어쩌면 비건이나 제로웨이스트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인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