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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금책방 대표님의 리뷰

『읽는 기쁨』독서방법의 예 : 책에서 언급된 책을 실시간으로 꺼내 읽는다

by 편성준


포항 지금책방의 김미연 대표님께서 제 책 『읽는 기쁨』의 리뷰를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려 주셨습니다. 리뷰만 써주신 게 아니었습니다. 함께 올라온 사진을 보니 제 책 옆에는 황정은의 『일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놓여 있었고 다음 장엔 그림책 『비에도 지지 않고』가 함께 놓여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제가 소개한 첫 챗 『일기』부터 멈췄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 책의 원고를 쓰며 상상했던 이상적인 독자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지금책방은 포항에 있는 작자만 단단한 서점입니다. 서점 안에 진열된 책들마다 대표님의 소개 글이 붙어 있습니다. 서점 주인의 열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죠. 그런 김미연 대표님이 제 '유머와 재치'를 칭찬하시며 책의 목차만 따로 옮겨 적어 주셨군요.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읽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전하는 도서 51편의 선정 이유마저 역시 나 재밌다. 독특한 발상은 역시나 읽는 기쁨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편성준 작가님의 글은 언제나 나도 모르게 '역시나'를 쓰게 된다. '얼씨구'가 흥 돋우는 북소리라면 '역시나'는 읽는 기쁨의 북 (book)소리가 아닐까.
아끼던 책이 자꾸 없어지는 이유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내가 정 말 친구들에게 빌려주고 싶은 책들에 대해 책으로 써보자"는 발상에서 이미 기쁘다. 나도 이런 적 많았고, 앞으로도 빌려주고 싶다. 설령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읽음을 나눴으니 읽는 기쁨 아니겠는가.
<읽는 기쁨>은 술술 읽힌다. 읽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꾸만 멈추게 된다. 난 시작부터 오래 멈췄다. 황정은 작가님의 <일기>에 서부터 멈추게 만든 건, 이 또한 기쁨이지 않은가. 사인본으로 받은 <일기>를 펼쳐두고 보니, 나는 책을 읽고 책도 나를 읽는 느낌이다. <읽는 기쁨>은 책과 책으로 서로를 읽는 기 쁨이니 기쁨도 두 배 아닌가. 편성준 작가님의 유머와 재치는 역시나 목차에서부터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읽는 재미, 보는 재미 가득한 목차를 옮겨본다.
이 책에 끌린 이유는 따로 있다/너무 웃기는데 살짝 눈물도 나는/ 밤새워 읽은 책이 뭐였어/ 다시 봐도 재밌네, 노벨 문학상 /나는 왜 여성 작가들에 끌리는가 / 시를 몰라도 시를 쓰고 싶게 만드는 / 남의 리뷰를 너무 믿으면 안 되는 이유 / 우리는 왜 남의 삶이 부러울 까 / SF도 입심 좋은 작가가 더 좋아 / 내 마음속에서 일등을 했던 소설들 / 이런 그림책은 모두를 기쁘게 하지 / 뒤늦게 내게 온 숨은 걸작 / 필독서라는 이름은 붙이기 싫은 책 / 제목보다 내용이 좋은 소설 / 몇 번 읽어도 좋은 얇은 책 / 영화감독에겐 늘 좋은 스토리가 필요하다 / 사실은 친절한 글쓰기 선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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