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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n 27. 2024

북토크를 하러 가는 마음

대전 가는 버스 안에서


대전 버찌책방으로 북토크를 하러 가는 고속버스 안입니다. KTX를 예매했다가 취소하고 고속버스로 바꾸는 바람에 아침에 좀 허둥댔습니다. 일찍 일어났지만 서울역인 줄 알고 여유를 부리다가요. 결국 고속터미널까지 갈 생각에 급히 나오다가 어제 이비인후과에서 준 약을 한 봉도 챙기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제 아침부터 목이 붓더니 감기에 걸렸거든요. 잔기침이 나고 목이 부어 목소리가 작아졌습니다.

몸이 힘든데도 왜 북토크를 이리 열심히 다니는 걸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돈도 되지 않고 책 판매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이번 일요일에 있을 부산 서점 크레타 같은 경우엔 올라오는 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고요(일요일에 서울로 올라오는 KTX 티켓은 몇 주 전에 다매진된다는 걸 저는 몰랐습니다).


생각해 보면 북토크는 책이 출간된 이후에 작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하면서도 적극적인 프로모션인 것 같습니다. 책은 서점에서 팔리지만 작가가 독자를 직접 만나는 건 방송 출연을 제외하면 북토크가 유일하다시피 하거든요. 오늘 버찌책방 행사엔 열여섯 분이 신청을 하셨다고 합니다. 작은 책방이고 아침 열 시인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신다니 고마운 일이죠. 더구나 이번 북토크엔 대전에 사시는 유이월 작가님이 오신다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가고 있습니다. 자란 님의 고객으로 인연을 맺은 이영진 님도 오신다고 하고요. 이영진 님은 유성터미널까지 차를 가지고 와서 저를 책방까지 데려다주시기로 했습니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사실, 북토크에서 뭐 대단한 얘기를 하겠습니까. 심지어 제 책을 전혀 읽지 못하고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하지만 북토크에서 만나 책 얘기를 하면 책의 가치가 살아나 더 많은 분들의 가슴에 가서 꽂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책이 많은 분들의 책꽂이보다 많은 분들의 가슴에 가 꽂히길 원합니다. 북토크에 오신 분들을 통해 제 책이 이렇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이죠. 그러니 제가 북토크에 오시는 한 분 한 분께 고마워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오늘 아침에 오스트리아에 사는 후배 현선이에게서 페북메시지가 왔더군요. “선배, 7월 11일에 최인아책방에서 북토크 하네요.”라고요. 현선이는 제일기획 카피라이터였는데 최인아책방 생길 때 최 대표님을 도와드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최인아책방에 대한 애정이 깊을 수밖에요. 제 북토크에 너무 오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습니다. 현선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가 북토크를 통해 독자분들을 만나는 게 꽤 큰 행운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책이라는 건 크건 작건 간에 작가의 생각과 경험의 엑기스를 모으고 하나로 꿰어 내놓은 결과물인데 그걸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건 제 인생의 한 부분을 사람들과 나눠 드린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버찌책방 가는 버스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 깊어져 글로 써보았습니다. 저는 어떤 생각이든 글로 쓰일 때 더 발전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끝으로 제 책 『읽는 기쁨』에 지속적인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진심을 다해 쓴 만큼 많은 분들에게 기쁨과 도움을 주는 스테디셀러로 남고 싶으니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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