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조심성 없이 살아왔습니다
점심시간에 공사현장에 잠깐 들렀다. 임정희 목수님과 김치열 목수님, 장 반장님, 건희 씨 등 네 명이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아내가 임 목수님과 함께 욕실 샤워기 위치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나도 두 사람의 대화를 좀 더 잘 들으려고 그 안쪽으로 들어섰다.
아차, 발이 물컹했다. 욕실 안쪽 시멘트가 아직 덜 마른 것이었다. 당장 아내가 혀를 끌끌 차며 "정말 편지뢰다워..."라고 감탄했다. 임 목수님도 클클클 웃었다. "그냥 놔둬요. 손님들 오면 보라고."라고 아내가 말하자 임 목수님은 내가 못 견뎌요, 하고는 장 반장님을 불렀다. "반장님, 여기 와봐요. 작가님 사고 쳤어."
장 반장님이 흙손을 들고 와 시멘트를 다시 바르는 동안 속 없는 나는 그걸 사진으로 찍었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 물 담긴 사발 하나만 있어도 지나가다 그걸 발로 차는 인간이 바로 나다. 나는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을까. 어머니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그분은 이미 돌아가셨고 아내 윤혜자에게 물어봤자 핀잔만 받을 게 틀림없으니 방법이 없다. 아무튼 아무리 내가 조심성이 없어도 집은 계속 고쳐지고 지어진다. 오늘 보령 시청에서 건축물을 증축해도 된다는 '건축(증축) 신고 수리 알림'이 왔다. 문서 제목부터 애매하고 이상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집을 고치고 더 지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는 뜻일 것이다. 이미 열심히 고치고 있는데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