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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짜리 한 장이 한 일

누군가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것

by 편성준


누구와도 척지지 말고

살아야지 결심하면

여기서 척, 저기서 척,

잘난 사람 똑똑한 사람

앞다투어 나타난다

그래 너 잘났다 말하는 순간

나는 못난 놈이 되고


그래도 살 수 있는 건

내가 길거리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울고 있을 때

척 보니 밤샜네

해장이나 해라 하고

만 원짜리 한 장

찔러 주고 간

그 못된 아저씨


기대를 말자

앞가림이나 하고 살자

사람도 사랑도 떠날 때

어떻게 죽을까 고민할 때

따뜻한 벼락이

척, 하고 내 머리

내려친다면


나도 만 원짜리

한 장 어딘가에

꽂아주고 올 걸

생각하다가

죽는데 왜 활짝 웃었냐

염라가 물으면

정치인인 척 대답해야지

번갯불이

카메라 플래신 줄 알았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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