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시대에 걸맞은 '음식 인문학 책'이 나왔다

김태윤·장민영의『로컬 오딧세이 :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

by 편성준


인문학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는 게 맞다면 이 책은 음식과 식재료, 특히 '로컬 푸드'를 중심으로 쓴 인문학 책이다. 종로구 수성동계곡에 있는 아워플래닛 장민영 대표와 김태윤 셰프가 책을 냈다. 제목은 '로컬 오딧세이 :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

KBS <한국인의 밥상> 취재 작가로 활동하며 전국 방방곡곡의 지역 음식을 경험하고 연구했던 장민영 대표와 사학을 전공한 뒤 일본으로 요리 유학을 떠났던 김태윤 셰프는 지속 가능 미식 연구소인 '아워플래닛'을 차려 놓고 호메로스의 오딧세우스처럼 전국의 해안도시와 섬을 돌아다니며 음식 재료는 물론 그것을 길러낸 환경까지 심층 취재하는 '로컬 오딧세이'를 감행한 뒤 책으로 엮었다.


두 사람은 우리가 식탁에서 하는 선택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거나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는데 그런 바람은 연구소 이름에도 들어 있다. 아워플래닛은 우리(Our) 지구(planet)를 위해 식사를 계획하자(plan+eat)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니까. 그들은 책 말미에 실린 황종욱 음식 문헌 전문 번역가와의 대담에서 기후 위기로 인해 바다에서 나던 식재료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러다가 '노가리 까다'라는 말조차 언젠가 사라질지 모릅니다."라며 웃는다.

아내와 나도 그들이 주재하는 소셜다이닝 행사에 몇 번 참여한 적이 있다. 거기서 내놓은 요리를 먹고 장민영 대표의 피칭을 듣는 일은 한 끼 식사를 넘어서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손을 통해 어떤 과정으로 자랐는지를 들으며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희미해진 연결고리를 회복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아내가 인터넷서점으로 주문한 김태윤·장민영 부부의 책 『로컬 오딧세이 :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을 오늘 받아 펼치고 휘리릭 읽다가 마음이 급해져 '독중감'부터 쓴다. 이런 책이 나온다는 건 아직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희망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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