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최고의 로맨틱 가이

버스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카톡 메신저 대화창

원드라이브에서 강연 자료를 찾다가 '개인 중요 보관소'에 있는 이 사진을 발견했다. 암호를 넣어야 해서 평소 안 들어가던 폴더였는데 어쩐 일인지 눈에 띄길래 들어가 보니 딱 한 장 보관되어 있는 게 이 사진이었다.

재작년인 2023년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 맨 앞자리에 있는 할아버지의 스마트폰 대화창이 너무 잘 보이길래 힐끗 볼 수밖에 없었는데 거기엔 '각시'라는 닉네임과 함께 애교 넘치는 대화들이 오가고 있었다. '와, 로맨틱 가이란 이런 분 아닐까?'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도촬을 했다.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내가 만나 본 최고의 로맨틱 커플이었다. 새로 결혼한 할머니일까, 아니면 수십 년 함께 지낸 아내일까. 모르겠다. 아무튼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사시길 바란다. 자주 들어가 보지도 않던 '개인 중요 보관소'에 이런 사진이나 보관하고 있던 내가 참 한심하고도 기특해서 올려보는, 오늘의 사진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