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나 열어도 인생의 비밀이 펼쳐지는 책

장석주 선생의 신작 『교양의 쓸모』

by 편성준



마루 책상에 앉아 칼럼 원고를 쓰려다 장석주 선생의 신작 『교양의 쓸모』를 아무 데나 펼쳤다. 그는 말한다. 고전을 읽으며 삶의 지평을 확장하고, 예술을 향유하며 자기 수양을 쌓는 사람만이 교양인이 될 수 있다고. 교양의 본질이 '잉여'라는 것도 고백한다. 교양은 먹고사는 문제에 보탬이 되는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책을 읽던 중학생 시절에도 어른들은 '그런 건 밥벌이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질책에 가까운 충고를 하셨던 것이다. 아, 그러나,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 걸까요.


인문과 예술에 대한 이해, 시와 음악과 그림의 무용이 주는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심미적 감수성, 균형 잡힌 이성과 생활의 태도에서 발현되는 품격이 교양이라고, 장석주는 활자를 통해 소리친다. 신기하다. 잠깐 책을 펼쳐 아무 데나 펴보았는데 인생의 비밀들이 마구 쏟아지는 느낌이다. 작가이자 인문학자이며 무엇보다 부지런한 독서가인 장 시인은 '영원이란 척도에 비하면 인간의 삶은 전기 누전으로 빛이 번쩍이는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의 삶이 이토록 짧음을 되새긴다. 이렇게 짧은 인생인데 당장 닥친 현재의 일에만 매몰되어 살다가 죽어야 한단 말인가. 장석주는 책의 끝 부분에 가서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현재를 넘어 시선을 더 멀리까지 보내야 한다."라고 속삭인다.


교양(敎養)은 ‘가르쳐 기르고’(敎+養) 삶의 결을 다듬는 일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꼰대스러운 단어도 장석주 선생에게 가면 향기로운 통찰로 변한다. 나는 이제 읽기 시작했다. 당신도 이 책을 어서 읽으시기 바란다. 지금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잉여스럽고도 의미 있는 행위는 책을 읽은 것이다. 이런 책이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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