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받은 분에 넘치는 선물

전남인재양성센터 특강 이야기

by 편성준

크리스마스 이틀 전인 12월 23일 아침에 전라남도 무안에 있는 전남인재양성센터에 가서 특강을 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11시 50분까지 진행되는 일정이라 시간에 맞추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 운전을 해야 했고 그날은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아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새벽에 비나 눈이 오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8시 50분에 센터에 도착해 80여 명의 교육생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40~50대 팀장급 공무원으로 지난 6개월 간의 힘든 일정을 모두 마치고 12월 31일 퇴소를 앞둔 분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20대와 50대가 친구 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서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려면 그들을 알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이 든 사람이 해야 할 하는 일은 지식을 전하는 게 아니라 옳은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일단 'MZ세대'라고 부르는 것부터 그만두라고 부탁했습니다. 세대 구분을 하는 순간 ‘타자화’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가급적이면 향수를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몸에서 이상한 냄새와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고 했더니 많은 분들이 웃으며 호응해 주셨습니다. 1교시가 끝나자 어떤 분이 와서 일본 출장길에 사 온 거라며 초콜릿 세 개를 주고 가셨습니다. 고마운 분이었죠.

두 번째 시간엔 '공무원 글쓰기'에 필요한 조건과 그 예를 보여 드렸고 세 번째 '카피라이팅 말고 UX라이팅' 시간엔 모든 글은 수용자 중심으로 쓰여야 함을 역설하며 UX라이팅의 본질을 알기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습니다. 세 번째 시간은 지치기도 하고 점심시간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슬그머니 일어나 나가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주는 분들이 더 많아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아침에 문자 메시지로 놀라운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이틀 전 제 강연을 들은 전남 장흥군 소속의 문** 팀장님이라고 밝힌 이 분은 교육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강의 시간에 제가 소개한 결혼식 축사 '어른들 말씀을 듣지 마십시오'를 백지 위에 필사했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에 제게 와서 초콜릿을 준 분이었죠. 무려 다섯 장에 걸쳐 정성스럽게 써내려 간 글씨를 보며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 팀장님은 "'어른들의 말씀을 듣지 마십시오'라는 글을 읽으며 결혼 이후의 지난날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자식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또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나로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 왔던 희미한 글자들이 조금은 더 선명해진 것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고전이란 '시대가 변해도 사람들에게 지혜를 주는 글'이라고 알고 있다며 제 글을 고전으로 삼겠다는 분에 넘치는 말씀도 해주셨고요. 제 강연 PPT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고 그걸 확대해서 한 자 한 자 보며 필사를 했을 장 팀장님의 모습을 상상하니 놀랍고 고마울 따름이죠.

그러고 보니 올해 겨울엔 따뜻한 선물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주까지 경북 상주에 가서 한 글쓰기 5주 강연을 들으신 목사님 부부께서 저희 집으로 버터 호두과자를 보내 주시기도 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가 다른 복은 몰라도 인복은 좀 있는 편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고마운 분들을 인생에 쟁일 수 있는 거겠죠. 감사합니다. 문 팀장님. 오 목사님, 그리고 장 사모님. 건강하십시오. 기회가 되면 또 뵙고 반갑게 인사드리겠습니다.


2025년 12월 26일 편성준 드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책쓰기 워크숍 신청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