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는 용감한 사람이다

공처가의 캘리

by 편성준

아내 말고는
무서운 게 없다

영화 [첨밀밀]에서 조직 폭력배 두목 증지위를 처음 만난 안마시술소 직원 장만옥은 내가 무섭지 않느냐는 그의 질문에 “쥐 말고는 세상에서 무서운 게 없다”라고 대답한다. 그다음에 증지위가 등에 미키마우스를 문신으로 그려 넣고 다시 그녀에게 오면서 사랑이 시작된다. 영화 후반에 증지위는 장만옥과 함께 미국에 피신을 갔다가 동네 불량 청소년들에게 허무하게 살해된다. 증지위의 신원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장만옥이 경찰에게 “등을 보여주세요.”라고 말한 뒤 등에 있는 미키마우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피식 웃다가 눈물을 터뜨리는 장면을 볼 때마다 나도 운다.

세상에 쥐 말고는 무서운 게 없는 여자가 우는 걸 보고 세상에 아내 말고는 무서운 게 없는 남자가 우는 것이다. 그렇다. 공처가가 되면 용감해진다. 아내 말고는 세상 무서울 게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다들 나를 믿고 공처가가 되시라. 숙식 보장은 못해도 용감해지는 것만큼은 보장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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