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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20. 2019

썩 괜찮은 블록버스터의 출현

[백두산]

 괜찮은 블록 버스터의 출현 - 백두산

[백두산] 두고 내가 아는 영화 매니아 둘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영화평을 내놓았다.  사람은 영리한 각본과 뛰어난 연기까지 상업 영화로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소감을 내놓았고   사람은 전형적인 구성에 처참할 정도의 각본,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스타 캐스팅의 산만함, 뜬금없는 개그 코드, 안일한 결말까지 몹시 괴로웠다는 고백이었다. 댓글들을 읽어봐도 만만치 않은 팬을 확보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글쓴이와 거의 같은 의견들 뿐이었다. 이런 경우엔 직접 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영화는 지금 아니면  빠져서  본다고 아내를 설득해 블록버스터 영화 [백두산] 서둘러 관람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와 아내는 '괜찮네' ' 만들었다' 쪽이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건 스포일러도 아니니까)이라는 모티브에 충실한 성실한 각본이 좋았고 이병헌과 하정우라는  스타들의 활약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게다가 교포 출신 이미지가 강한 마동석을  활용한 캐스팅도 신의 한 수였다. 아내는 사람들이  마동석을 찾는지 이제는    같다고 말했다. 이미 [미쓰백] [우리집]애서  아우라를 확인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역 김시아의 화면 장악력은 놀라웠다. 청와대에서 작전의 성공 확률 얘기를   대사로 등장하는 대통령 지지율 변화 등은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켜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헐리우드에서 백두산 화산 폭발을 소재로 만들었더라도 들어갔을 남북한 공조 소재나 반미, 핵 갈등 등의 코드들이 모두  촘촘하게 배치된 영악한 시나리오와 연출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엔 감독 이름을 가리고 출연진만 보고 극장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CG 많고 액션도 많은 대형 블럭버스터는 어디  군데가 너무 튀면  되는  빠진 기성품 같은 작품이니까. 하지만 때로는 기성복이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도 하지 않나. 물론 거액을 들여 실패하는 작품들도 많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영화를 칭찬하고 싶어 진다.  괜찮은 블록버스터가 하나 출현했다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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