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동에서 먹은 아부라카스 우동
점심시간에 수영장에 들러 수영을 잠깐 하고 신사동 영동호텔 뒤에 있는 현우동에 갔습니다. 전엔 회사 직원들을 데리고 간 적도 있었지만 너무 멀다고 해서 이제는 저 혼자 좀 애매한 시간에 잘 갑니다.
혼자 가도 언제나 잘 대해주시는 박상현 셰프께서 '아부라카스라고 오늘 들어온 오사카 명물 우동이 있는데 드릴까요?'라고 물으시는 것이었습니다. 메뉴에는 없는 우동이랍니다. 이럴 경우엔 무조건 먹어야죠. 저는 아내에게 카톡으로 현우동 왔다고 자랑질을 하고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우동을 기다렸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아부라카스'는 소의 장을 시간을 들여 기름에 푹 튀겨낸 것이라고 하더군요. 기다리는 동안 치킨가라아게도 두 점을 주셨습니다. 언제나처럼 고마운 환대입니다.
우동이 나왔습니다. 여기 우동 면발이이야 쫄깃하기로 소문났지만 역시 오늘도 면발에 탄력이 넘칩니다. 그리고 면발 사이에 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은 소내장이 적당한 크기로 썰려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아부라카스인 모양입니다. 양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얼른 먹고싶은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대충 찍고는 곧바로 국물과 우동을 흡입했습니다. 반면 아부라카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었습니다. 되돌아보니 우동을 먹는 동안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잠깐의 몰아일체.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았습니다. 어느덧 손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가게엔 셰프님들과 스태프들 말고는 저 한 사람 뿐이더군요.
계산을 할때 박상현 셰프가 '어떻게, 맛이 괜찮으셨어요?" 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쫄깃하고 너무 좋았다고 대답을 하고는 어쩐지 좀 부끄러워져서 얼른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늘 그렇듯이 박상현 셰프도 따라 나와 인사를 하셨습니다. 점심시간에 잠깐 시간을 내서 오사카에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괜히 신이 나고 뿌듯했습니다. 신사동 언덕길을 걸어올라가는 제 가벼운 발걸음이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뒷모습을 닮았을 거라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