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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pr 07. 2020

코로나19와 교회

집회 금지가 종교 단압이라 주장하는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

교회가 문제다. 물론 모든 교회를 말하는 건 아니다. 31번 확진자가 나왔던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가 문제였고,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현장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가 문제다. 이들은 현장예배를 금지하는 서울시나 성북구청을 향해 '공권력이 교회를 탄압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종교탄압은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색출해서 죽이거나 사회적인 차별을 감행했던 아주 '하드'한 일이었지 지금처럼 잠깐 멈춰달라고 부탁하거나 명령을 내리는 '소프트'한 일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 보자.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비말로 전파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촘촘히 모여 앉아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찬송을 하고 기도를 해야만 진짜 예배라고 고집하는 것은 넘치는 성령 때문인가 아니면 모자라는 헌금 때문인가. 만약에 전자라면 당신이 믿는 신은 너무나 허약하다. 현장이 아닌 온라인이나 유튜브로 이어지는 신앙심을 인정하지 못하는 신을 나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이 자리에 있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보다 여기 없는 한 마리의 양을 찾고 굽어 살피는 게 신의 모습이라 들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미약한 온라인 예배라도 신은 와이파이와 상관없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지 않을까. 온라인 예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종교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일부 교회 지도자들과 그들에게 신앙심을 인정받는 것만이 신에게 가까이 가는 길이라 믿는 한심한 종교인뿐일 것이다.

코로나 19는 세계대전보다 무서운 재앙이 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우리나라는 빠르고 바람직한 정부의 대처와 헌신적인 시민들의 봉사 덕분에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 와중에 '그럴 리가요. 우리에겐 이런 또라이들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일부 교회의 현장집회는 계속 강행될 예정이다. 어차피 무균질 사회는 없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마스크도 쓰지 않고 나는 병에 안 걸린다고 외치며 현장예배를 감행하는 짓만은 이제 다른 선량한 사람들을 위해서 그만 멈추자. '예수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는 현각 스님의 말이 생각났다. 지금 그들이 하는 '비즈니스'는 예수님이 원하던 일이 아니다. 거기에 신앙심은 없다. 오로지 종교인들의 이해관계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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