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성준 Jun 27. 2020

코로나 19를 이기자, 슬기로운 삼베 마스크로!

박자야 선생이 만드는 삼베 마스크를 소개합니다


저는 린넨 셔츠를 좋아합니다.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깨끗하게 빨아 탈탈 털어 널기만 하면 자연스럽고도 자유로운 맛이 살아나는 옷의 느낌 때문이죠. 린넨은 마옷이라고도 하는데 '아마'로 만들어진 옷이기 때문일 겁니다. 아마도 기계로 섬유를 짤 수 있어 저렴하기 때문에 더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아마도 이자람 밴드도 좋아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린넨보다 더 좋아하는 천이 있으니 바로 '삼베'입니다. 저희 부부는 요즘 삼베 위에서 자고 삼베 옷을 입고 삼베 마스크를 씁니다. 냉장고에 채소를 보관할 때도 플라스틱 통에 넣기 전 삼베로 한 번 싸면 더 오래도록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죠(삼베가 없으면 키친타월을 써도 좋습니다). 아내가 침대 커버를 삼베 누비패드로 바꾼 건 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삼베 위에서 자면 땀이 나도 끈끈하지 않고 늘 쾌적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배기지도 않구요. 아, 그러고 보니 저희는 세안도 삼베 패드로 하는군요. 아내는 삼베로 세안을 한 뒤로는 클렌징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저희 집 설거지 담당인데 수세미를 삼베 제품으로 바꾼 후부터 세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삼베 수세미는 신기할 정도로 때가 잘 지고 물어 헹궈 걸어놓으면 금방 뽀송뽀송해지는데, 세제를 쓰지 않으니 우리 몸으로 세제 찌꺼기가 들어가는 일도 없으니 더 건강하겠죠. 저희는 이 수세미를 정말 좋아해서 아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준 삼베 수세미만 해도 수십 장이 넘을 겁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평창에서 활동하고 있는 삼베 장인인 박자야 선생의 역할이 큽니다. 저희가 성북동에 있는 도시형 한옥을 고쳐 이사를 왔다는 소식을 듣고 박자야 선생은 한옥에 잘 어울린다는 이유만으로  게스트룸에서 쓸 삼베 이불과 요를 보내주셨습니다. 너무 고마운 일이지요. 물론 저희가 전통을 중시해서 한옥으로 이사를 온 건 아니지만 삼베 침구나 옷은 한옥과 정말 잘 어울리기도 하고 또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냥 사용해도 너무나 쾌적하고 좋으니까요.


박자야 선생이 만든 삼베 마스크가 와디즈 펀딩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예고은 삼베' 가 현대백화점의 러브콜을 받아 팝업 행사를 하고 있다고 해서 어제 판교 현대백화점에 갔었습니다. 선생은 우리를 보더니 너무 반가워하며 삼베 마스크와 삼베 양말을 챙겨 주었습니다. 고심하던 아내는 전부터 탐내던 베개를 큰 맘먹고 두 개 샀습니다. 가방을 들고 나오면서 아내는 박자야 선생이 삼베 팬티도 한 장 더 챙겨 주셨다고 속삭이며 좋아했습니다. '예고은 삼베' 제품은 쾌적하고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박자야 선생의 놀라운 디자인 감각과 꼼꼼한 만듦새 덕분에 누구든 한 번 사용하면 그 마력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듭니다. 마가 주는 마력, 그야말로 이중 마력(麻力)이군요.


백화점에서 나온 저희는 용인에 사는 진희 누나 홍민이 형 부부에게 놀러 갔습니다(얼마 전 시집가는 딸에게 펜으로 손수 쓰고 그린 북엇국 레시피를 만들어 준 바로 그 진희 누나 맞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일이 흔하지 않으니 온 김에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요즘 인기 있는 골프 선생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홍민이 형에게 삼베 마스크를 선물하고 싶어서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하루 종일 강의를 하고 골프채를 휘둘러야 하는 홍민이 형이 통풍도 잘 되고 피부에 닿는 느낌도 좋은 삼베 마스크를 보고 기뻐한 것은 물론입니다. 좋은 것은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한 저희 부부는 뿌듯한 마음으로 진희 누나에게 맛있는 삼계탕을 얻어먹고 돌아왔습니다. 박자야 선생은 일요일까지 판교에서 행사를 하고 그 후엔 일산, 부산, 대구로 간다고 하네요. 저희처럼 '슬기롭고 삼삼한 삼베 생활'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지금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대행사장으로 가십시오. 판교는 멀지만, 멀리까지 찾아가신 보람이 있을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오는 날 한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