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아내 없이 제주 한 달 살기]에 대한 고마운 독후감
또 고마운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저와 아내가 브런치에 연재했던 글을 함께 묶어 펴낸 전자책 [아내 없이 제주 한 달 살기]를 읽은 페친 허은진 씨께서 "일본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만큼 재미있다"는 극찬을 올려주신 것입니다. 물론 그런 평가를 받을 정도가 아니란 걸 잘 압니다. 아내와 저의 글을 번갈아 읽는 소소한 재미 때문에 그리 말씀해 주신 것이겠지요.
생각해 보면 제가 올린 글들이 다음의 메인화면에 자주 올라가고 잠깐이나마 화제가 되었던 것도 글이 뛰어나서라기보다 '제주' '퇴직' '한 달' 이런 단어들이 주는 어떤 동경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누구나 제주도로 한 달쯤 내려가서 살라는 게 아니라 무모하고 모호하더라도 한 번쯤은 인생에서 미뤄놨던 바람을 당장 실천할 용기를 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세상 사는 건 누구에게나 힘들고 불안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치여 살다 보면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하죠. 그런데 적어도 자발적으로 루틴을 한 번 깨본 사람은 가슴속에 작은 에어백을 하나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저와 아내가 쓴 소소한 행복과, 일부러 만든 고독과, 보편적인 불안의 기록들을 읽으시고 미뤄놨던 바람을 다시 꺼내보는 분이 단 한 분이라도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는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