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 우리 부부를 살리다

고양이 순자

by 편성준

우리 부부는 토요일 아침엔 둘 다 자리에 누워 빈둥거리는 게 낙이다. 나는 화장실에 다녀와 잡지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있고 아내는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 아내를 방해하느라 뒤에서 껴안았다. 아내도 나를 꽉 껴안고 서로 움직이지 못하게 장난을 친다.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
"그러게."

"죽자."
"안 돼."

"왜?"
"순자 밥 줘야 돼."

"..."
"순자가 혼자 밥통을 열어 밥을 꺼내먹을 때까지 못 죽어."

그 순간 순자가 우릴 쳐다보며 애앵, 하고 울었다. 아이고 순자야. 니가 우리를 살리는구나. 이 요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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