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과 윤혜자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의 기획자 윤혜자를 소개합니다

by 편성준


B무비의 대부로 불리던 로저 코먼 밑에서 [피라냐2]라는 식인 물고기 영화 속편을 찍던 제임스 카메론은 너무 고생스러워 이러다간 내가 죽겠구나, 하는 마음에 도망을 칩니다. 영화를 찍던 감독이 촬영장에서 사라지는 황당한 사건을 일으킨 것이죠. 그는 그 길로 자기가 쓴 [터미네이터]의 각본을 들고 할리우드의 거물급 제작자인 게일 앤 허드를 찾아갑니다. 그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단돈 1달러에 파는 대신 자신이 감독을 맡는다는 조건으로 담판을 짓습니다. 영화는 대박이 나고 둘은 결혼까지 합니다. 물론 나중에 그들은 이혼을 했고 제임스 카메론은 이전 결혼부터 린타 해밀턴까지 총 다섯 번의 결혼을 하지만 그러면서도 [타이타닉]이나 [아바타] 같은 기념비적인 흥행작들을 만들며 지금까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이혼을 하고 직장도 그만둔 채 가로수길의 단골 바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던 윤혜자는 당시 친하게 지내던 후배한테서 '내 주변에 음주일기를 쓰는 이상한 오빠가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그가 쓴 음주일기를 몇 편 읽어본 그녀는 그에게 기이한 호감을 느끼게 되고 마침 그 술집에 놀러 온 편성준을 우연히 만나 인사까지 나누게 됩니다. 고심을 거듭하던 윤혜자는 만난 지 53일 만에 "고노와다에 소주 한 잔 하실래요?"라는 카톡 메시지를 보낸 뒤 그와 사귀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출판기획자인 윤혜자는 카피라이터 출신인 남편 편성준을 독려해 글을 쓰게 한 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라는 문제적 에세이집을 발간하기에 이릅니다.


감히 할리우드의 막강 파워 제임스 카메론과 출판기획자 윤혜자가 비슷하다고 주장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을 알아본다는 점,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약간의 공통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혜자가 제임스 카메론에 비해 현저히 뒤지는 건 기획력이 아니라 이혼 횟수가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도 그 횟수를 늘릴 것 같지 않으니 저는 계속해서 그녀와 함께 글을 써볼까 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인터넷 서점에 가서 편성준의 첫 책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사주시기 바랍니다. 재미와 위로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글들이라 자부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부부애는 농담을 먹고 자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