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쓰길 잘했어요
책을 내고 나니 첫 째, 토막토막이 아니라 묶음으로 된 제 생각을 읽어주시고 글이 재밌다며 공감해 주시는 분들의 반응이 제일 좋았고, 두 번째는 북콘서트를 통해 독자들과 함께 저희 부부 삶과 가치관, 그리고 제 글쓰기에 대해 자유롭고도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진짜 뜻밖의 좋은 점을 경험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우연히라도 거장들과 나란히 등을 맞대고 서 있거나 누워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책꽂이에는 많은 책들이 꽂힙니다. 그러다 보면 엄청난 거장들 작품 사이에 제 책이 꽂힐 수도 있는 것이죠. 실제로 며칠 전 ‘책보냥’이라는 동네서점에서 양익준 감독이 주문했다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대성당] [소년이 온다] 사이에 제 책이 끼어 있었습니다. 순전히 우연이고 행운이긴 하지만 제가 책을 내지 않았다면 무슨 수로 예렌커, 레이먼드 카버, 한강과 같은 위대한 작가들과 함께 한 자리에 누워볼 수가 있겠습니까.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나도 혹시 잘난 놈 아닐까?’ 하는 자만심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만, 다행히도 제겐 무서운 아내가 있어서 그런 착각을 오래 하고 살기란 힘듭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으신 당신도 어서 책을 내시기 바랍니다. 아, 자만심을 깨워줄 아내가 없다면 조금 천천히... 일단 아내부터 구하시고. 아, 이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