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순자

성북동 소행성의 토킹캣 순자

by 편성준

일요일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지는 바람에 마루에 나가 뭔가 짧은 글도 쓰고 책도 읽고 하다가 다시 안방으로 와 자리에 누웠더니 순자가 다가와 애앵 울며 놀자고 한다. 뭐야, 하고 밀어내니 머리맡에 있는 탁자 밑 좁은 공간으로 들어간다. 저길 들어가네, 하고 내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순자가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본다.

야, 뭘 찍어?
찍으려면 이 스마트폰 젠더 줄이나 좀 치우든지.
찍어!
야, 이 새퀴야. 플래시 안 꺼?!
너 뭐 이렇게 제대로 하는 게 없냐?
같이 살아주는 혜자가 용하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라는 책 반응은 좋던데.
사람들이 너 이러는 거 알면 책 안 살 텐데. 아무튼 신기해.


난 순자 니가 더 신기하다.

암튼 고양이 순자 때문에 못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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