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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14. 2020

코로나 19 시대의 예의

마스크 쓰고 만납시다

<우리끼린 괜찮아>

요즘은 어딜 가든 마스크를 써야 해서 너무 귀찮고 힘들죠. 그래도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대합실에서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없습니다. 문제는 아는 사람들입니다. 모임을 자제하고 약속을 취소한다 해도 아무도  만나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은 누군가와 대면을 하게 됩니다. 처음엔 주먹 악수를 하고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대화가 이어지고 차라도   마시게 되면서 경계심이 흐트러집니다. 상대방과 나는 서로  아는 사이입니다.  사람의 성향이나 성정을 알기에 동선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있을  같습니다. 내가 알기로는  사람이 갑자기 이박삼일 교회 간부 수련회나 이태원 클럽에 갔다 왔을  같진 않습니다. 그러니 이제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 않을까...? 마스크를 벗습니다. 목소리가 커집니다. 침방울이 튑니다.  이상 앉아 있는 좁은 실내는 겨울이라 창문도 닫혀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누구도   없습니다.

이제 아는 사람이  문제일  있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사람의 인격이나 운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주 작고 가볍기 때문에 어디든 가서 들러붙을  있습니다. 아는 사이일수록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는  예의입니다. 마스크를 씁시다. 처음에 만났을 때뿐 아니라 헤어질 때까지 계속 쓰고 있어야 합니다. 음식은 싸갑시다. 함께 먹는 정겨움은  뒤로 미루고 음식 싸가기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내는 오늘 저희집에 와서 저녁을 먹기로 했던 친구  명에게 정중히 취소 요청을 했습니다.  친구도 흔쾌히 동의를 했구요. 당분간은 서로  만나는  친한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아무 데도  가는  나와 가족에 대한 배려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말을 유행시킨 배우 커플이 있었습니다. 이제  역설적인 문장을 다시 소환해도   같습니다. 사랑한다면 떨어지십시오. 친하니까  만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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