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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an 27. 202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동양서림에서 만난 고마운 독자

아내와 대학로 동양서림에 주문해 두었던 조선희 선생의 소설 [세 여자]를 찾으러 갔더니 사장님께서 혹시 김영자 이사님을 아느냐고 물으셨다. 모른다고 대답했더니 성북동에 사시는 분인데 내 책을 너무 재밌게 읽었다고 하며 여러 권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는 것이다.


사장님이 가르쳐 주신 성함을 따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무려 80세. 그런데도 내 책을 재밌게 읽으셨다는 건 그만큼 이런저런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계시다는 얘기 아닌가. LG의 맏며느리라는 것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김광균 시인의 딸이라는 점이다. 기사를 읽어보니 성북동에서 40년 넘게 살았고 지금도 이틀에 한 번 꼴로 동양서림에 오신다고 한다. 이런 분을 애독자로 두게 되어 기쁘고 자랑스럽다.


오늘 아침에 배지영 작가의 [환상의 서점]에서 읽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내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라는 애교스러운 구절이 다시 생각나는 오후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는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자기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준 분을 만난 날이라 이렇게 짧게 기록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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