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지어드립니다

김영미 화백 작품의 네이밍을 하게 된 사연

by 편성준


젊고 현대적인 터치의 회화 작품들로 이름난 김영미 화백께서 급하게 연락을 해오셨습니다. 안산시 신안코어 청년몰(건축가 김주원 선생이 설계한 건물)에 들어간 3D 작품 『봄날, 2021년』의 캐릭터 이름이 내일 아침까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귀염둥이들은 당나귀 가족인데 어른의 키는 170cm 정도 되고 원래는 평면이었던 것을 신안코어 측에서 3D로 제작한 것이었습니다.


밖에 있다가 선생의 메시지를 받은 아내와 저는 급하게 집으로 돌아와 고민을 했습니다. 아내가 꼬마 이름은 '우주'가 어떠냐고 하더군요. 'Universe'를 뜻하는 우주였습니다. 너무 느닷없고 직관적이지만 좋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어 우주를 아들 이름으로 정해 놓고 엄마 아빠의 이름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밤 열 시쯤 이름 시안 두 가지를 확정해서 선생께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시안을 본 신안코어 측에서 두 번째가 좋다고 해서 이들의 이름은 해돈, 달키, 우주로 전격 결정되었습니다. 아래는 당시 제가 보냈던 네이밍 제안서입니다.



【네이밍 제안서】


이들은 당나귀 가족입니다. 당나귀 가족을 하늘로 데려가 봤습니다.

아빠는 해, 엄마는 달이라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의 미래인 아이는 해와 달이 모두 들어있는 유니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빠 이름은 '해돈'입니다.

태양을 뜻하는 해와 영어 Donkey의 앞부분을 따서 해돈이라 부릅니다.


엄마 이름은 '달키'입니다.

달은 그대로 달이라 하고 키는 Donkey의 뒷부분만 따서 달키라고 부릅니다.


아들 이름은 '우주'입니다.

해와 달 사이에서 태어났으니 우주입니다. 영어로 "Would you~?"라고 해도 재밌는 장난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영미 선생의 작품이 3D 조형물로 변신해 일반 건물에 설치된 것도 기쁘고 제가 그 캐릭터들의 네이밍을 하게 된 것도 뿌듯합니다. 앞으로 저희 부부가 김영미 화백의 매니지먼트를 맡아서 하기로 했습니다. 선생의 작품은 몇 개의 에디션이 가능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저희 부부나 김영미 선생께 직접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책, 가게, 서비스 등 어떤 분야라도 네이밍이 필요하신 분들은 저의 '매니저' 윤혜자 씨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윤혜자와 편성준, 그리고 전문 변리사까지 진용을 갖추고 네이밍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업실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김영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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