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던집니다

참여연대 <잘 읽히는 글쓰기> 수업

by 편성준

어제저녁 7시, 참여연대에서 <잘 읽히는 글쓰기> 두 번째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모두 글을 쓰고 싶어서 모인 분들이었습니다. 저는 글쓰기에는 ‘정답이 없어서’ 답답하지만 정답이 없어서 오묘하기도 하다는 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조정래 선생과 정재승 박사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당신은 글을 쓰기 위해 중요한 모임이나 회식에 안 나갈 자신이 있느냐고도 물었습니다.

어제의 강의 주제는 ‘유머와 위트 있는 글쓰기’였습니다. 저는 문정희 시인의 ‘남편’이라는 시를 소개하며 살짝 비틀기만 해도 얼마나 글이 재밌어지는지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이어 요조의 『아무튼, 떡볶이』라는 책 중 <떡정>이라는 글과 박상영의 단편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에서 주인공이 회사를 그만둘 때 선배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어떻게 쓰면 웃음 포인트가 생겨나는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방송국에 보내 이종환 씨가 배경음악까지 깔고 읽어줬던 패러디 시를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래미 시상식에서 폴 사이먼이 했던 멋진 수상소감도 들려줬습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독자를 울리고 웃겨야 한다, 웃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유머에는 늘 페이소스가 장착되어 있어야 한다’라는 제 나름대로의 글쓰기 철학도 말씀드렸습니다.

두 시간 반의 강의가 끝나자 몇몇 분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어제 처음 오신 분은 ‘글을 쓰면 삶이 달라진다고 하시던데, 사실이냐?’라고 물으셨고 ”요즘 뭐 하고 지내셨습니까?”라는 친근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물론 ’ 아까 얘기한 페이소스라는 개념에 대해 조금 더 선명하게 알고 싶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모두가 열중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라고 글쓰기에 대한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일단 아무 거나 막 던지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어떤 걸 받아 가실지는 모르니까요. 영양가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면서 되도록 불량식품은 던지지 않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다음부터는 강의 내용을 이렇게 상세히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어제는 열네 명과 함께 했던 두 시간 반이 너무 즐거워 흘려버리지 않도록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강의 시간 내내 함께 하셨던 최인숙 간사님도 고맙습니다. 이번 주 숙제는 지난주 써오셨던 글을 퇴고하는 것입니다. 글은 한 번 쓰고 “아, 다 썼다!” 하고 홀가분하게 던져버리면 좀처럼 늘지 않거든요. 그러니 힘들더라도 다시 한 번 고쳐 보십시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공모전에서 떨어졌던 독후감을 공개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