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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n 14. 2021

책방무사 북토크,지나치게 무사해서 좋았던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제주도 책방무사 북토크 후기입니다

어제는 동네 사람처럼 샌들을 신고 가서 북토크를 했습니다. 제주에 있는 책방무사는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서점에 있던 제 책이 다 팔렸다며 무사지기 최호현 씨가 웃었습니다. 참가 신청을 하셨던 열여섯 분이 모두 오셨습니다. 부부와 연인도 있었고 제주 여행 중인 서울 분도 있었습니다. 제 책을 내 준 몽스북 안지선 대표가 서울에서 오셨습니다. 제주에서 도보여행가로 활동하시는 강보식 선생도 오셨습니다(모슬포에 사는 분이 한 시간 반이나 운전을 해서 오신 겁니다). 책방 주인인 요조 씨는 무주에서 영화제 참가하느라 없었습니다. 아쉬웠지만 최호현 씨가 열심히 해주셔서 쓸쓸하진 않았습니다.


분위기는 매우 진지하고도 따뜻했습니다.


저는 10년 전 아내와 처음 제주에 와서 간 곳이 김영갑갤러리였는데 마지막으로 온 곳이 무사책방이 되었다는 말로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제 책을 쓰게 된 사연과 글쓰기에 대해 신나게 떠들었습니다. 떠들다 보니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강의를 너무 오래 해서 끝나고 질문을 받지 못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음부터는 두 시간 강연이면 한 시간 반만 얘기를 하고 30분은 오신 분들의 질문을 받으라고 아내에게 주의를 받았습니다)


제 책을 들고 오신 분들에게 싸인을 해드리고 같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하나 같이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서점에 오면 책을 사야 한다는 아내의 신념은 책방무사에서도 통했습니다. 아내는 미야자와 겐지의 시로 만든 그림책 『비에도 지지 않고』와 요조가 발문을  최영미의 시집 『공항철도』, 김민정 시인이 요조의 독서록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을 샀고 저는 여성 작가들의 페미니즘 SF 소설집인 『야자나무 도적』을 샀습니다. 서점에 작별을 고하고 일도촌이라는 삼치회집에 가서 급하게 술을 마시고 장렬하게 전사했습니다. 지나치게 무사해서 좋았던 무사책방 북토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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