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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l 02. 2021

'다시'를 꿈꾸는 우리에게 도착한 희망의 메시지

박재희의 『산티아고 어게인』

"여행 중 여권을 잃어버려야 한다면 리스본을 추천하고 싶다."

이 무슨 웃기는 문장인가. 그런데 그 밑에 있는 사연을 읽어보면 작가가 왜 이런 문장을 이렇게 썼는지 이해가 된다. 여행작가 박재희가 리스본에서 여권을 소매치기당한 후 만난 리스본 여권 담당관은 작가가 평생 만난 모든 공무원과는 달랐다고 한다. 자기 일처럼 외국인을 돌봐주고 근심하던 사람, 마치 낯선 외지에 처음 여행 온 친구를 소개받은 것처럼 진심으로 민원인을 대하던 공무원을 보며 작가는 말한다. 친절은 힘이 세다고.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지친 우리에게도 이런 친절함이 필요한 건 아닐까? 나는 그런 친절함을 베풀어줄 사람이 다름 아닌 박재희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순식간에 여행할 자유를 잃었고 사람들과 만나 웃고 떠들 기회를 박탈당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뉴스로 듣는 소식은 전 세계의 코로나 확진자 숫자이고 어디를 가나 마스크 안에서 숨을 헐떡이며 서로를 의심하는 얼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다가 박재희의 여행기 『산티아고 어게인』을 만났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제목에  '어게인' 들어갔을까를 생각했다. '다시'라는 말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다. 다시 그곳에 갔으면, 다시 친한 사람을 만났으면, 다시 모여서 웃고 떠들었으면, 다시 사랑했으면... 모두의 염원이 들어 있는 다시라는  . 그게 바로 '산티아고 어게인' 핵심어일 것이다. 오늘 서점에 도착한 책을 받아와 휘리릭 읽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아냐 아냐. 이런 책은 하루에  페이지씩 천천히 아껴 읽어야지. 그리고 다시 꿈을 꿔야지.


칼 세이건은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우주라는 광대함을 견디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라고 말했단다. 다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꿈과 희망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당분간 이 책을 링거처럼 영혼의 팔뚝에 꽂아보기로 했다. 다시 기운을 차려야 하니까. 잃어버린 기쁨의 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꿈을 꾸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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