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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l 23. 2021

시인의 산문집을 읽다가 떠올린 자이언트의 추억

유병록 시인의 산문집『그립소』를 권합니다

아침에 마당에서 아내가 사 온 유병록 시인의 산문집 『그립소』를 읽다가 명절이 되면 텔레비전으로 씨름 경기를 봤다는 얘기를 읽었다.  대목을 읽다 보니 내가 어렸을  1 1일이면 TV에서 영화 『자이언트』를 방영해주던  기억났다.  허드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제임스   당시의 스타들이 떼로 나오는 대작이었다.  해마다 신정이면  영화를 틀어주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해마다 신정이면  영화를 보았다. 아주 어렸을 때는  허드슨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멋있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었던 누나가 진짜 멋있는  제임스 딘이라고 말했다. 집안의 일꾼이었던 제임스 딘은  허드슨의 누이가 유산으로 남긴 황무지에서 석유를 시추해 부자가 된다. 제임스 딘이 땅에서 솟아 나오는 검은 석유를 뒤집어쓰고 웃는 장면은 정말 멋있었다.

그러다가 대학생 때 이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영화 말미에 록 허드슨이 유색인종인 며느리와 함께 식당에 들어갔는데 주인이 차별 대우를 하자 화가 나사 주먹싸움을 벌인다. 얼굴을 냅다 얻어맞고 주저앉은 록 허드슨을 보고 울컥했다. 진짜 어른 같았다. 어렸을 땐 보이지 않던 장면이었다. 그때 생각했다. 아, 좋은 영화는 볼 때마다 저렇게 새로운 게 보이는구나. 나도 좋은 글을 써야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게 보이는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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