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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ug 18. 2021

20+80=100

요즘은 도서관 강연도 자주 합니다

급하게 강의안  개를 만들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도서관에서 하는 이십만 원짜리 강연이고  하나는 정부기관에 가서 하는 팔십만 원짜리 강연이었습니다.  강연 모두 '코로나 19 시대를 맞은 현대인들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그나마 희망과 위로를 품고 세상을 살아갈  있겠나' 대한 통찰과 방향 제시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부부가   놀고 있습니다』에  내용  ' 바보 같이 살아도 큰일  난다'  나름의 경험담과  '  없는 일을 많이 할수록 인생은 재미있어진다'  나름의 인생철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강연용 PPT를 만들다 보니 이십만 원짜리 강연과 팔십만 원짜리 강연이 이렇게 비슷해서야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팔십만 원짜리 강의안에서 몇 가지 내용을 덜어내 이십만 원짜리를 따로 만들어볼까 하는 불경스러운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 뭐 대단한 인생 경험이 있고 할 얘기가 그리 많다고 빼기까지 한단 말입니까. 강의가 들어온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는 걸 어느새 망각하고 말이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백만 원짜리 강의안을 만들자. 이번 강연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겐 세일하자.  오는  아침 마당 캠핑의자에 앉아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툇마루에 앉아 있던 고양이 순자도  생각했다는  고개를 끄덕이는  같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느 배달업체 광고가 말했습니다. 맛있게 먹으면  칼로리이고 열심히 만들면  백만 원짜리 강의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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