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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pr 27. 2019

빨래방에서 읽는 맥베스

빨래방 독서, 쏠쏠해요


쏘카에서 뉴 레이를 빌려 타고 혼자 빨래방에 왔다. 근 십사오 년 만에 하는 운전이다. 쏘카주차장 사장님이 사이드미러 펴는 것도 알려주고 사이드브레이크 내리는 법도 가르쳐줬다. 고마운 분이다. 운전이 서툴고 운전대가 생소해서 정말 조심조심해서 왔다(차선을 놓쳐서 성균관대 정문까지 갔다가 왔다). 빨래방에 와서 안정을 취하고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를 읽는다.

남편이 국왕 암살 거사를 일순간 망설이자 맥배스 부인이 남편을 채근하는 대사가 엽기적이다.

"난 젖 빨린 적 있어서 내 젖 먹는 아이 사랑 애틋함을 알아요. 난 고것이 내 얼굴 보면서 웃더라도 이 없는 잇몸에서 젖꼭지를 확 뽑고 골을 깼을 거예요. 내가 만일 당신처럼 이 일 두고 맹세했더라면."

드라마 작가 임성한이 만약 16세기에 태어났더라면 '막장 한류' 같은 거 만들어서 바다 건너 셰익스피어와 대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아, 임성한 드라마는 맨 정신으로 보기 힘들어서 외국인들은 싫어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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