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오도의 『우린 조금 슬프고 귀여운 존재』
최오도 선생은 인권위원회 조사관입니다. 처음에 우리 책쓰기 교실에 오셨을 때는 ‘인권위에 오는 진정인들 중엔 억울한 사람도 많지만 거짓 진정 사연도 많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써 온 글을 읽어보니 별별 사연들이 다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들의 사연보다 진정인들을 바라보는 선생의 애정 어린 시선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이었습니다.
기획자 윤혜자 씨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책의 컨셉을 ‘인간들을 관찰하는 조사관의 따뜻한 마음’으로 바꾸자 했습니다. 저는 워크숍 리뷰 시간에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했던 “가만히 보면 인간은 모두 웃기고 슬프고 귀여운 존재들이다.”라는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최오도 선생이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브런치 대상에 응모하면서 책 이름을 ‘우린 조금 슬프고 귀여운 존재’라고 정했습니다(작가 이름을 왜 오도라고 정했냐고 물었더니 얀 마텔의 『포르투갈의 높은 산』 3부에 나오는 침팬지 이름이라고 해서 감동했습니다. 저도 무척 좋아하는 소설이었거든요).
브런치 대상 발표는 오늘이지만 사실 연락은 11월 말에 이미 왔습니다. 우린 진정으로 기뻤지만 꾹 참고 우리끼리만 좋아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윤혜자 씨는 최오도 선생은 필력이 좋아서 잘될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하긴 그러니까 6,000편 가까운 응모작 중 열 편에 든 것이겠죠. 아무튼 이건 최오도 선생의 경사이자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의 경사입니다. 저희 워크숍이 이렇게 좋은 곳이라니까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