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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22. 2021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자

성북동 소행성 고양이 일기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종교를 믿진 않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즈음엔 괜히 마음이 고즈넉해진다. 겨울이라서 그럴 것이다. 만약 크리스마스가 여름에 있었다면 이런 마음이 들었을까?


새벽에 일어나 오늘 인천에서 있을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글쓰기 워크숍』 마지막 강의안을 준비 중이다. 내가 부지런해서 새벽에 일어난  아니고 그냥 우연히 눈이 떠졌길래 화장실에 갔다가 대로 마루로 나와 어제 준비해 두었던 강의 안을 PPT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서점에서 강의를 하고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글을 함께 읽었는데 벌써 5주일이 지났다. 강연용 PPT '인생을 너무 진지하게 여기지 마라'라고 쓰고 있는데 순자가 와서 코웃음을 치더니 "아냐,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라고 말한다. 언제나  의견에 딴지를 걸어오는 순자는 얄밉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아내는 순자를 사랑한다. 우리의  책의 표지 모델로 순자를  것만 봐도   있지 않는가. 밥을 달라고 하면 주고, 엉덩이를 두드리라고 하면 두드리고. 우리는 순자의 노예다. 그래도 돈이나 욕망, 허영의 노예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  , 노예 만세. 무슨 일기가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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