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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May 05. 2019

행복의 언저리

콕찝어 행복한 순간을 찾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바라지만 정작 주위를 둘러보면 지금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쩌다가 행복이 오더라도 그 순간은 늘 찰나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지나간 뒤에나 깨닫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그런 고민을 하며 살았다. 어떡하면 마음 편하게 또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그러다가 행복을 어느 한순간이나 대상으로 한정하지 말고 '행복의 언저리'로 느슨하게 풀어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날씨 좋은 휴일에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마음에 맞는 사람들 몇 명을 우리집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같이 밥을 해 먹고 각자 가져온 와인을 따고 뒷마당에서 고기도 굽는 것이다. 어제가 그랬다. 아내는 장가르기를 한다는 명목으로 친구들을 불렀다.   단지 파라솔 하나를 쳤을 뿐인데도 뒷마당 그늘엔 모인 사람들 사이엔 웃음과 덕담이 끝없이 피어올랐다.

이런 걸콕 콕찝어 행복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좋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 언저리가 다 행복으로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시인이 빛나는 보름달보다 그 달을 감싸고 있는 달무리가 더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 알아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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