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능력

매달 25일이 다가오면 심란해지는 남편

by 편성준


충북 청주에서 새벽부터 일어나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던 나는 아침에 경북 안동에 가 있는 아내와 통화를 한다. 집은 안 춥냐 밥은 어떻게 먹었냐 등등의 안부를 묻다가 내가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확신이 안 선 상태라 좀 쫓기는 기분이라고 말했고 아내는 너무 걱정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라고 나를 안심시켰다. 그녀의 말에 용기를 낸 나는 “사실은 매달 카드 결제일인 25일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심란해져.”라고 고백을 했더니 아내는 모자라는 돈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아내는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내가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이고 있으니 아내가 혀를 끌끌 차면서 당장 백만 원을 보내줬다. 공처가로 살기로 한 건 참 잘한 일이다. 아니, 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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