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2 write : 글쓰기 방법론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를 쓴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나만의 이야기를 쓴다>라는 짧은 글에서 소설의 첫 문장을 어떻게 여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러저러하게 내용을 소개하느니 그 글을 통째로 인용하는 게 낫겠다. 같이 읽어보자.
학생 여러분께.
날씨가 좋아서 잠깐 산책을 다녀오겠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은 소설을 써주십시오.
다 쓰셨다면 책상 위에 놓고 집에 돌아가도 좋습니다. 자세한 독후감은 나중에 편지로 보내도록 하지요.
선물 한 가지.
첫 행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런 것은 어떨까요.
"생일 축하한다!" 나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는 외투 호주머니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내게 건넸다.
이 첫머리는 지난번에 나왔던 것이라고요? 뭐, 괜찮지 않습니까.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누구라도 긴장해서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요. 그럴 때는 첫 부분만 다른 누군가의 힘을 빌리고, 다 쓰고 난 뒤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빌려왔던 첫 부분을 고쳐 다시 돌려주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럼 이제 빨리 읽어보고 싶군요. 여러분의 소설을.
참으로 얍삽한 창작론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겐이치로는 치사하든 구리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십시오. 다만, 아주 조금 즐거운 거짓말을 넣어서." 그의 글을 읽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첫 문장은 어떻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뜻이 된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찬실이가 했던 대사 "아무 거나 쓰세요. 아무렇게나 쓰진 말고요."와 똑같은 얘기다. 글을 쓸 때는 어깨에 힘을 빼고 일단 뭐라도 써보라는 것이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첫 문장이 안 써질 땐 깜빡이는 아래한글의 커서가 타들어 가는 폭탄의 심지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어떡하든 시작하면 글은 써진다. 골프를 치는 사람은 어깨의 힘을 빼는 데만 삼 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내가 터득한 어깨의 힘 빼기를 지금부터 가르쳐 주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책상 앞에 앉아서 '내가 뭐, 나라를 구할 것도 아니고. 일단 나만 보는 글을 쓰는 건데......'라고 중얼거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