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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Feb 28. 2022

내 친구들

언어 사용에 대하여

광고회사 사람들은 말을 곱게 하기보다는   꼬아서 하는  미덕으로 여기며 살았다. 예를 들어 회의시간에 누군가가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이라고 말을 꺼내면 국동이 (당시 회사 부장님이었다) 고개를 높이 들고는 "아니, 여기서 하는 얘기가  개인적인 생각이지, 그럼 누구는 단체적인 생각을 하나?"라고 이죽거려 그의 말을 막아버리는 식이었다. 우리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큭큭거리고 서로의 어깨를 때리며 격려했다. 한때 나도 이런 시니컬한 어법에 중독되어 여기저기 독설을 남발하고 다녔다. 덕분에 친구들이 많이 없어졌다.


사회생활이 팍팍해지고 퇴직과 재입사를 반복하게 되면서 나는 말투를 바꾸었다.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남의 말을 온순히 듣는 모드로 전환했다. 누군가 다소 이해가  되는 말을 진지하게 오래  때는 이해했다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심지어 진짜 하나도  웃기는데 박수를 치며 웃다가 들킨 적도 있다. 아내는 아직도 내가 남의 말을 잘라먹는 버릇이 있다고 비난을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많이 사회화되었다. 덕분에 친구들이 많아졌다...... 아, 저기  친구들이 급하게 몸을 숨기는  보인다.  친구라는  밝혀지는  싫은 모양이다. 외롭다. 나는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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