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아침 소행성에서 책 읽고 글 쓴 이야기
오늘 아침 다섯 시쯤 고양이 순자가 와서 내 가슴 위로 올라오는 바람에 깼다. 목이 말랐던 나는 마루로 나와 물을 한 잔 마시고 들려오는 빗소리에 홀려 책상 앞에 앉았다. 어젯밤에 황보름 작가의 소설『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다 읽고 리뷰를 썼는데 아내가 와인을 사 가지고 들어와 잘난 척하지 말고 빨리 와서 마시라고 해서 대충 마무리하고는 술자리에 합류했던 것이다. 아침에 다시 읽어보니 역시 고쳐야 할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사진도 독서노트가 들어있는 다른 사진으로 교체를 했다.
독후감을 다 고치고 써야 할 원고를 조금 더 쓰다 보니 비 오는 토요일 아침에 이렇게 고요하게 혼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참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와 펜을 꺼내 그 생각을 캘리그라피로 써보았다. 펜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연필로 바꾸었다. 얼마 전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갔다가 산 굵은 스태들러 연필을 꺼냈다.
비 오는 토요일 아침
마루에 혼자 나와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운을 누렸다.
빗소리가 내 어깨를
두드리고 지나갔다.
글씨를 다 쓰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한 시간쯤 더 자다가 아내가 밥 먹으라고 해서 깼다. 비는 그쳐 있었고 고양이는 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