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강연을 하며 느끼는 점들
요즘 서울시민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줌을 통해 《쓰는 게 즐거워지는 스토리텔링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만나고 있는데 어제는 세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듀얼 모니터로 하는 게 좋아서 화요일마다 셔츠와 양복을 차려 입고 광화문에 있는 서울시민대학으로 직접 갑니다. 이번 강연에서는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잘 읽히는 글쓰기에 대한 것들을 얘기를 나눠 볼 생각입니다. 모두 다섯 번의 강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 29명이 모였는데 모두들 강의를 열심히 들어주시고 강의 내용이 재밌다는 이야기도 보내주셔서 할 때마다 신이 납니다.
어제는 김**이라는 학인께서 도시락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를 써오셨습니다. 이전 시간에 제가 'ㅋㅋ나 ^^ 같은 표현은 조심해서 쓰라'라고 주의를 드렸더니 이번엔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한 글을 써오셨고 단락 구성도 좋았습니다. 강** 학인은 두 편의 글을 한꺼번에 보내오셨는데 시간이 없어서 한 편밖에 읽어드리질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이 리뷰를 원하시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책을 읽든 강연을 듣든 뭔가를 한 뒤엔 그 사람에게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점점 나아지는 글쓰기를 목격하는 것은 뿌듯한 일입니다. 그리고 글쓰기 강연을 하는 걸 제가 즐기고 있다는 사실도 고무적입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행운일 뿐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듯하기 때문이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건 지옥 같은 일이니까요. 그래서 제 강연에 와주시는 분들이 모두 고맙습니다. 다음 주엔 자기소개서를 한 편씩 써오라고 했는데 벌써부터 어떤 글이 올지 기대다 됩니다. 어제 오후에 바로 자소서를 써서 보낸 성미 급한 분도 계시더군요(아직 안 읽었습니다). 저희 집인 '성북동소행성'에서도 책 쓰기 워크숍을 열고 있는데 여기 오시는 분들의 글도 점점 나아지고 있어서 기획자인 아내와 함께 너무나 기뻐하고 있습니다. 파릇파릇한 봄에 싱그럽고 탄탄한 글 쓰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저도 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아내는 아직도 고생을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저는 아침에 혼자 나가서 일흥 콩나물국밥을 먹는 만행을 저질렀고 아내는 간간히 고양이 순자를 괴롭히며 시름을 달래고 있습니다. 결론이 이상한 글이라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