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공황장애
대전에서 안경원을 10년 넘게 운영을 했다.
2년 전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을 때부터 손님은 아름답게 줄었다.
손님이 줄어들어서 힘든 건 단지 수입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때 내가 아는 모든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나를 괴롭게 한건 내 능력으로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고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무너져 갔다. 자포자기.
‘그 정도로 사람이 무너져 가나?’
싶을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
그렇게 되더라.
나는 그렇게 약한 인간이었더라.
출근 시간도 늦어지고 꾸준히 했던 운동도 하지 않고, 아니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해야 맞다. 그냥 아무것도 안 했다.
집에서는 말도 하지 않고, 감정조절도 잘하지 못했다.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어”
라는 아내의 말에 화를 냈고
“오늘은 바빴어?”
라는 말에 짜증을 냈다.
아내는 그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아내는 집안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약 없던 공부를 계속하더니 마침내 대학교수로 임용이 되었다.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해 마음이 뭉클했지만,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지 못했다.
이기적 이게도 나 자신만 생각했다.
‘이사를 가야 하잖아. 안경원 그만하고 거기 가면 난 뭐하라고.’
결국 10년간 운영했던 안경원은 폐업을 하고 아내 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자연스럽게 백수가 되었다.
아내는 집에서 좀 쉬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라며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을 만류했다.
‘안식년이라고 생각하자. 그래 조금 쉬면서 다시 한번 힘을 내보자.’
하지만 쉬는 동안에도 무기력증, 우울증 은 계속되었다. 낮에는 그나마 아이를 볼 때는 괜찮았지만, 밤이 되면 다시 우울해진다.
지독한 우울증. 가끔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도 쉽지 않았다.
지인에게 소개받은 병원에서 공황장애 초기 진단을 받았다.
감정 매몰. 우울한 감정이 들면 빠져나가기가 힘들다.
나 자신에게 한 가지에 실망을 하게 되니 모든 것들이 실망스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돈문제도 생기기 시작했다. 세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아내의 월급은 턱없이 모자랐다.
모아둔 돈을 쓰면서 버텼지만, 통장의 숫자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신경 쓰지 않았던 하나하나의 지출에 한 마디씩 말을 얹는다.
“ 오빠, 이거 꼭 사야 하는 거야? “
“ 자기야, 이건 나중에 사도 되는 거잖아.”
“ 뭐 이런 걸 비싼걸 사. 싼 것도 많은데.”
그러다 보면 뭘 살 때마다 서로 눈치 아닌 눈치를 보게 되고, 무엇을 살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을 불편해진다.
그래. 그런 거다. 말 그대로 삶이 퍽퍽해진다.
글로 모든 것을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퍽퍽했다.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난 도대체 뭘 하려고 이러고 있는 거지? 계획은 있는 건가?
나 자신에게 질문을 했다. 물론 그럴 때마다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 몇 달이나 흘렀을까.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할 일도 없고 사진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사진.
그땐 책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꿈이 책방 주인이었다.
‘책 엄청 좋아했었지. 한 동안 책을 거의 못 봤네. 책을 읽어보자.’
이 사진 덕분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바로 그다음 날부터 낮에는 집 근처 도서관에 갔고 저녁이 되면 책을 가져와서 읽었다.
6개월 동안 1주일에 5권 이상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피로 수혈받는 느낌을 받았다.
황농문 교수님에게 몰입하는 방법을 배웠다. 조코 윌링크에게는 규율을 만들어 자신을 단단하게 하는 방법을 배웠다.
토니 로빈슨, 팀 페리스에게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는 법과 거인의 기술들을 배웠다.
체 게바라에게서는 휴머니즘을 배우고, 데일 카네기에게 인간관계에 대해 배웠다.
나에게는 이 모든 분들이 친구이자 선생님이었다. 이 대단한 멘토들과 매일매일 대화를 나누었다.
꾸준한 독서는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들 한다.
단기간의 공격적인 독서는 인생의 방향키 정도는 바꿀 수 있다.
인생의 방향이 만들어지고 나서 변하기 시작했다.
단 6개월 만에 하루가 이렇게 변하다니. 매일이 즐겁다. 잠이 들면 다음날이 기다려진다.
다음날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내 삶이 기대가 된다.
지금은 다시 일도 시작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간다.
나의 멋진 계획과 행복한 삶은 순조롭게 계속되고 있다.
좀 더 솔직하게 쓰고 싶었지만, 마음속 모든 감정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읽고, 읽고 계속 읽으면 장담컨대 인생은 내 마음대로 흘러갑니다.
정신적 아픔을 독서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지금도 독서나 글쓰기로 치유하고 있는 분들이 주변에도 많습니다.
독서나 글쓰기로도 아픔을 가라앉히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조금만 더 읽고 써보라고 밖에는 못하지만, 제가 극복했습니다.
책을 읽음으로 마음을 치유하세요.
자랑스럽고 사랑하는 Y.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