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야 난 줄 알지!"
얼마 전 둘째가 학교에서 그림을 하나 가지고 왔다. 앞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친구에게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 부탁했다고 한다. 그림을 보니 수영장 안에서 아이들이 다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나는 '참 기분 좋은 그림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림 속 둘째도 와우를 착용한 채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친구가 와우도 그려줬네?!"
아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응, 내가 그려달라고 했어."라고 말했다.
"왜?"라고 내가 다시 물었을 때, 아이는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그래야 나인 줄 알지!"
그 순간, 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면서도 조금은 안도감이 들었다. 아이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친구들에게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자랑스러웠다. 학교에서 아이가 어떤 아이일까,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늘 궁금했는데, 그날 그림 속에서 둘째의 모습을 보고, 아이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림 속 둘째와 아이들의 웃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고, 그날 나는 둘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당당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도 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 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정말 뭉클해졌다. 아이에게 "우리 00이, 정말 멋지다!"라고 말해주었더니, 아이는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저녁, 그림을 보며 한참을 생각했다. 삶이란 이렇게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둘째가 지금처럼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길 진심으로 바랐다. 내 마음속에 친구의 그림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친구의 그림 : 친구야!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