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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치킨 Mar 06. 2018

초기 버라이어티로의 귀환? 시골경찰의 도시화?

삐그덕 히어로즈 리뷰

월요일 9시. 예능을 할 거라고 예상치 못했던 시간대에 파일럿 예능이 치고 들어왔다. 

왼쪽부터 호시(세븐틴), 허정민, 자이언티, 샘헤밍턴, 유병재, 안정환, 우현

삐그덕 히어로즈. 시간 특성상 항상 교양 프로그램을 해왔던 시간대라 어느 정도 교양 예능의 성격을 띨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철저한 버라이어티 예능이었다. 7명의 영웅 후보생(우현, 안정환, 유병재, 허정민, 자이언티, 호시, 샘해밍턴)이 선발되어 쉘더에서 1박 2일 동안 훈련을 받는 컨셉. 처음에는 팀을 나누기에도 애매한 7명이 무엇을 위해 영웅 훈련을 받는지도 확실하지 않고 그곳에서 받는 훈련은 더더욱 그저 예전 버라이어티에서 한번쯤 봤었던 게임들이라 영웅 후보생이 이런 고생을 하면서까지 이걸 수행해야 하는 그 목적성이 상실된 프로그램이었다. 무한도전 시즌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버라이어티 장르의 대부 격인 프로그램의 부재를 이 프로로 채우겠다는 심산인건지 그 의중은 알 수 없었으나 고전 버라이어티로의 귀환이 반가우면서도 컨셉과 구성이 따로 노는 포맷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메인MC의 부재는 버라이어티 장르에서 큰 구멍과도 같았다. 캡틴으로 홍진경을 내세웠지만 전체적인 게임을 이끌어가기엔 카리스마도 부족했고 MC라기 보다는 그저 그 속에서 웃기기 위한 후보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선배로 나왔던 딘딘이 주로 게임 설명을 하고 이끌어 갔지만 역시 보조적인 역할일 뿐 메인 MC로 7명을 모두 끌어가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모든 게임에 강약, 중간, 약이 있고 그래야 출연자도 쉬고 보는 사람도 쉴 틈이 있는데 훈련이라는 이름의 게임만 연속되다보니 출연자도 지치고 보는 사람도 이걸 왜 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2편에서 이들이 훈련을 받았던 이유가 의뢰인의 의뢰를 받아 영웅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었다는 약간의 감동과 명분을 찾았지만 사실 과정과 결말이 따로 노는 아름다운 끝맺음은 아니었다. 결국은 케이블에서 했던 ‘시골 경찰’의 한 꼭지가 결말이 되었고 의미는 있었지만 짜임새는 허술한 구성이 되었다. 

단, 이 프로그램에서 기대되는 한 가지가 있었는데 바로 멤버 구성 이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우현, 안정환, 유병재의 케미가 돋보였고 샘헤밍턴 또한 육아에 지친 심약한 헐크 캐릭터로 몰고 가면 충분히 잘 어울려 보였다. 이런 고정 예능이 처음인 허정민, 호시, 자이언티도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기에 캐릭터만 잘 잡아 준다면 아는 형님의 민경훈과 같은 스타가 탄생할 것 같았다.(그들이 그렇게 까지 욕심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차라리 현재의 멤버 구성에서 딘딘을 후보생으로 들이고 메인 MC로 여자 아나운서를 들이는 것이 훨씬 중심 잡힌 진행이 가능할 것 같다. 과거 상상플러스의 세대 공감 OLD & NEW의 노현정과 멤버들처럼, 맺고 끊음이 확실한 아나운서와 투덜대는 그들 간의 케미스트리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보디가드로 나왔던 두 명이 보조로 해당 게임을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을 그리면 훨씬 체계가 잡힐 것 같았다.

 

삐그덕 히어로즈의 영웅후보생. 배경은 실드.

그리고 이 8명의 영웅 후보생이 영웅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목표와 가능성에 대한 부분을 처음부터 언급해주며 전체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완급 조절이 필요해 보였다. 예를 들어 영웅 인턴제로 실제 시민들의 안전 귀가를 위해 특정 지역의 퇴근길을 지켜 준다던지 영웅 후보생의 교육을 각 교시로 나누어 영웅이 지녀야 할 덕목을 선생님들이 게스트로 나와 가르쳐 주고 퀴즈를 내는 토크를 한다 던지, 아니면 주변에 있는 시민 영웅을 직접 찾아 간다던지.(혹은 그 영웅들과 대결을 펼친다던지) 어느 정도 정형화된 포맷과 컨셉이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메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부재가 예견된 가운데 고전 버라이어티로 회귀한 이 프로의 가능성이 사실 반가웠다. 하지만 게임들이 제대로 된 사전 검증을 거치지 못한 모습들을 보이고 전체적인 진행이 허술한 부분들은 많이 아쉬웠다. 단, 영웅 후보생으로 뽑힌 멤버들이 신선하고 케미의 가능성이 충분히 보였기에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캐릭터와 포맷을 보완한다면 MBC 간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한 줄 평 : 초기 버라이어티로의 귀환은 반갑지만 스토리와 강약 조절이 필요해 보였던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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