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다방 리뷰
짝으로 시작해서 하트 시그널, 연애도시 등 자신의 반쪽을 찾는 심리를 이용한 연애 프로그램들은 꾸준히 나왔었다. 사실 짝이 처음 나왔을 때 일반인 연애 서바이벌이라는 점과 실험 관찰 형태의 독특한 포맷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마치 연애와 사랑에 대한 우리들의 민낯을 보는 듯한 소재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이후 비슷한 포맷에 연예인의 잡담이 얹힌 하트 시그널, 짝의 해외판인 연애도시는 인기를 얻었던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연예인 지망생, 쇼핑몰 운영자의 출연과 실제를 담보하지 못한 거짓 연기 논란에 휩싸여 왔다. 점점 일반인이라고 믿기 힘든 스펙과 외모의 출연자가 더 부각되었고 연애와 사랑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tvN에서 맞선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제목은 선다방. 이적, 유인나, 양세형이라는 메인 엠씨와 알바 막내 로운까지 합세한 이 프로그램은 이적, 유인나라는 인물이 주는 서정적인 느낌을 그대로 담아낸 분위기로 시작했다. 철저하게 연예인 지망생과 쇼핑몰 운영자는 배제하겠다는 의지가 맞선 신청서에서부터 느껴졌고 각각의 맞선 상대가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로 매칭 되었다고 느껴질 만큼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프로그램이었다. 오로지 한 타임에 사전 예약된 한 커플만 받는 선다방. 진짜 카페처럼 아무런 간섭도 방해도 받지 않는 예쁜 공간에서 선을 보는 남녀. 그렇게 선다방은 첫 만남에 대한 판타지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모든 게 조심스러운 MC와 출연자는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한껏 끌어올려주는 장치였다.
하지만 공간적 제약. 일반인 맞선. 통제할 수 없는 조건들을 가진 관찰만으로 얼마나 재미를 끌어올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실제 카페를 열었고 연예인들이 무드와 커피를 준비했지만 한 커플당 뽑아낼 수 있는 분량은 많아봤자 3시간 대개 1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시간이라는 제약조건이 가져오는 한계와 첫 만남이 가져온 밋밋함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시청자를 매 화 보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한 방이 부족해 보였다. 이런 맞선 프로그램에서 어떤 걸 기대할 수 있을까. 중간중간 유인나와 양세형이 맞선 상대가 보여주는 시그널에 대한 대화는 사실 하트 시그널 보다 약하고 각 출연자의 캐릭터와 프로그램 전반을 이끌어가는 극적인 스토리는 짝보다 약하다. 결국은 연애 프로그램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감정적인 요소가 부족한 구성이었다.
보는 내내 조심스러운 마음과 진정성이 다른 연애 프로그램과는 다른 차별화된 포인트였지만 화를 거듭할수록 반복되는 영상과 이미지 구성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결국은 남의 연애가 작위적이지 않으면서 적절한 재미의 간을 더해줄 구성이 필요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