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망고치킨 Apr 04. 2018

비 상업적인 그 작품들을 위해

전체관람가 리뷰

'영화라는 장르를 방송이 품었다.' 

이 프로그램을 평론했던 기사의 한 문장 이었다. 같은 영상 작품이지만 훨씬 대중적인 방송이라는 장르가 영화를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이때까지 영화가 방송에서 소비되는 방식은 평론이거나 홍보였다면 이번에는 관찰 혹은 리얼리티였다. 3천만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과 12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영화 제작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스텝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감독의 능력이 다방면에서 발휘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면 그 취지는 잘 살렸다. 하지만 독립영화와 단편영화 시장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함이었다면 사실 시청률 면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전체관람가 출연 감독들(왼쪽 위부터 정윤철 감독, 봉만대 감독, 이원석 감독, 박광현 감독, 임필성 감독, 왼쪽 아래부터  창감독, 이명세 감독, 이경미 감독, 양익준 감독)

단적으로 화제성이 부족했다. 

제작한 영화가 유명한 감독들이 출연했지만 이름이나 얼굴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 점을 아쉬운 요소로 꼽고 싶진 않았다. 영화계에서 일부 유명 감독 혹은 배우에 몰리는 대중의 관심을 좀 더 다방면으로 이끄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생각하기에 감독의 유명세에 기대면서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리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포맷의 독함이 아쉬웠다. 자연스러운 관찰은 화제성 있는 출연자를 담보하지 않고서는 타인의 관심을 받긴 어렵다. 독립 영화라는 하나의 문화와 장르를 소개하기 위함이었다면 이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였다면 다소 독하게 다가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은 사실 갈등이 수반되지 않으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이나 해당 장르에 평소 관심이 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그 지루함을 참고 견디며 보기 힘들다. 그래서 대개 어떤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은 ‘경쟁’요소를 첨가해서 인위적인 갈등을 만들곤 한다. 힙합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쇼미더머니’나 크로스 오버 음악 장르를 보여주는 ‘팬텀 싱어’도 경쟁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과정을 봐야하는 지루함을 상쇄시켰다. 영화라는 예술을 경쟁이라는 요소로 소비하는 것이 참가하는 영화감독과 배우는 맘에 들지 않겠지만 ‘좋은 취지’만을 내세우기에는 많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좋은 프로였고 감독들이 만들어내는 하나하나의 작품들을 뜯어 볼 수 있어서 공부가 많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그 뿐 시장의 저변을 넓히거나 뭔가 화제성을 모으는 프로그램이 되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다. 차라리 예비 감독 후보들의 경쟁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면 훨씬 화제성을 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독립영화가 상업성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중의 관심이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경쟁’이라는 요소가 프로그램의 취지에 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독립영화 시장이 있다고 믿기에 시즌 2를 기획한다면 프로그램에 독한 구성을 첨가해서 새로운 장르의 붐을 일으키는 것을 제안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어쩌면 여기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