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버라이어티의 놀라운 시작

놀라운 토요일 리뷰

tvN이 버라이어티 쇼를 토요일에 배치했다. 

놀라운 토요일. 음악 퀴즈쇼를 표방하고 있지만 제목은 그보다 훨씬 큰 포부를 나타내고 있다. 신동엽을 필두로 메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내놓은 tvN의 야망(?)이 느껴졌다. 토요일 버라이어티의 강자 무한도전이 긴 휴식기에 들어갔고 JTBC는 종편 중에서는 가장 먼저 아는 형님이라는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성공시켰다. 이 시점에서 놀라운 토요일은 tvN의 브랜디드 콘텐츠로서 황금시간대에 지상파를 뛰어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지 성장이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맨 위는 출제자 붐 아래는 왼쪽부터 문세윤, 김동현, 박나래, 신동엽, 혜리, 키, 한해

첫 시작은 한 번 흥한 적이 있었던 구성의 퀴즈쇼로 시작했다. 

과거 신동엽과 이효리가 진행하여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해피투게더의 쟁반노래방의 가사 맞추가 콘셉트가 적용됐다. 주말 버라이어티의 시작이 음악 퀴즈쇼라니. MC의 토크 보다 음악을 듣고 받아쓰기 하는 모습이 더 많은 프로그램이라니. 생소했지만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중간부터 시작해도 프로그램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전략이었다. 총 세 곡이 주어지고 라운드마다 도레미 마켓을 건 보상이 확실하고 진행 MC로 나선 붐마이크와 멤버들의 밀당은 초반임에도 캐릭터가 훨씬 빠르게 잡히고 있었다. 김동현과 문세윤의 케미, 혜리와 박나래의 케미, 한해와 키의 에이스 활약은 신동엽의 적절한 강약 조절을 통해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캐릭터가 확실히 잡혀가고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웃음을 건 위대한 시작을 유입이 쉽고 탄탄한 구성의 음악 퀴즈쇼로 시작한 건 프로그램이 빠르게 안정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문제적 남자가 두뇌 퀴즈쇼로 시작해서 멤버들 간의 캐릭터 시너지로 지금까지 오랜 기간 사랑받았던 것처럼 퀴즈는 정형화된 구성 속에서 멤버들 간의 격차와 의외성을 넘나들며 캐릭터를 잡기에 좋은 소재였다. 하지만 주말 버라이어티가 여기서 그치기엔 아쉬운 면이 없잖아 있다. 해피 투게더도 문제적 남자도 모두 평일 저녁 심야시간대 프로그램이었던걸 감안한다면 주말 버라이어티에는 더 강력한 볼거리와 캐릭터, 스토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주말에 장수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을 보면 무한도전을 비롯해 1박 2일, 런닝맨, 아는 형님 모두 출연진의 강력한 캐릭터 롤플레잉과 더불어 스토리텔링이 있었다. 

결국은 버라이어티는 캐릭터와 최소한의 구성만 남고 모든 걸 할 수 있기에 수없이 많은 변화를 통해 진화할 수 있었고 장수해왔다. 놀라운 토요일 또한 프로그램 제목에 구성이나 소재를 특정하지 않은 이유는 장차 프로그램의 진화와 변화를 고려해서였을 것이다. 해피 선데이가 KBS의 브랜드였던 것처럼 일요일이 좋다와 일밤이 지상파 브랜드를 견인했던 것처럼 놀라운 토요일 또한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놀라운 토요일은 프로그램 구성도 그 속에서 잡아가는 MC들의 캐릭터도 안정적으로 잡혀가고 있다. 다만 음악 퀴즈쇼 이상으로 시즌제를 넘어 해당 시간대에 브랜디드 콘텐츠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만큼의 서브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퀴즈쇼에서 어떤 공약을 걸고 후반부에 그 공약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서브 콘텐츠를 시도하고 늘려가는 건 어떨까 싶었다. 기존 패널들간의 케미와 시너지가 상승세이기 때문에 마치 쿠키 영상 처럼 스튜디오를 벗어난 다른 그림을 약식으로 시도해보고 그 중에 터지는 콘텐츠로 후반 프로그램을 제작해보는 걸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