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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치킨 Jun 17. 2018

맛있는 다큐식 예능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리뷰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음식 다큐. 

백종원이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스토리 텔러였다면 이런 방식이지 않았을 까란 생각이들 만큼 예능 보다는 다큐였다. 총 8편의 특집처럼 꾸며진 이 프로그램은 촬영 조건이 몇 가지 있었다고 한다. 호스트인 백종원이 현지 음식에 대해 잘 아는 도시일 것.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므로 하루에 가능 한 양 이상으로 억지로 먹지 않을 것. 그 때문인지 촬영 장소는 중국, 태국, 일본 그리고 하와이로 한정되었고 한 편을 찍기 위해 며칠의 공을 들이는 백종원 식 표현을 빌리자면 가성비가 떨어지는 구성이 되었다. 하지만 콘텐츠에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건 시청자에겐 그 만큼 고품질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일종의 먹방 예능 중에서는 이만큼의 독보적인 퀄리티를 가진 프로그램은 없었을 것이다.


매 회 다른 도시를 선정하여 현지 음식을 소개한다

매 회 그 해당 도시의 특집처럼 구성되어 현지 음식을 맛깔 나는 설명과 함께 한 이 프로그램은 푸드 포르노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영상 구성 방식에 있어서 음식의 특징을 적절히 살렸는데 리버스 형태로 해당 음식부터 재료의 원산지까지 리버스 형태로 구성된 방식은 어떻게 저걸 찍었을까 싶다가도 제작진의 공력에 감탄하게 되는 장면들이었다. 음식을 통해 바라본 그 나라는 이미 가 본 곳도 새롭게 보이고 안 가본 곳은 가보고 싶게 만들었다. 

매 회 이렇게 군침흘리게 만드는 요리 영상이 함께한다

이런 고품질의 가성비 떨어지는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두팔벌려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는 일정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시도하기 힘든 포맷이었을 것이다. 백종원이라는 텔러가 지닌 스타성과 여행과 음식이라는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런칭한 프로그램이지만 일정부분 사전제작이 되지 않으면 퀄리티를 보장하기 힘들고 제작비와 노력은 많이 들어가지만 다른 예능프로그램과는 다르게 화제가 될 수 있는 포인트가 적은 인포테인먼트 다큐이기에 시도는 좋았으나 어떻게 하면 화제성을 더 끌어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설명할 때는 맞은 편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먹을 때는 옆에서 훔쳐보는 것처럼 구성한 특유의 구도

이미 많아서 점점 TMI가 되가고 있는 음식과 여행 예능들 속에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좋아하는 나 같은 다큐 덕후에겐 충분히 차별화되고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그 취지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성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단번에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시즌 2를 기대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든다. 사실 이런 프로그램은 공익성(?) 차원에서라도 계속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 시즌제로 간다면 한 시즌 3쯤에는 스토리 텔러를 바꿔 음식 말고 다른 주제로 해당 지역을 여행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의식주 중에 의류와 건축 또는 도시를 다룬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는 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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