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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정 Aug 15. 2015

신뢰를 쌓는 과정에 사소한 선택이 있다.

                                                                                                                                                                                                                                                                                    

생활의 속살 겹겹마다 선택의 순간이 숨어있다.


 

작게는 군것질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더 잘 것인가 말 것인가, 와 같은 일상 속의 자질구레한 일부터 크게는 마음이 따르는 쪽으로 움직일 것인가, 돈이 보이는 쪽으로 움직일 것인가, 혹은 지금 이 사람과의 만남을 엎어버릴 것인가 말 것인가, 까지.


 

대개는 이성과 감성의 의견이 엇갈리므로, 이성이 원하는 '해야 마땅한 것'과 감성이 원하는 '그냥 하고 싶은 것' 사이에 존재하는 아득한 진폭에서 그만 길을 잃곤 한다.





사소한 선택과 인생의 중대한 선택 둘 중 어떤 것이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지자면 단연 후자가 뽑히겠으나, 정작 우리가 더 자주 마주하는 건 미미하고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은근히 사람을 괴롭히는 일상에서의 작은 선택들이다.


 

이 별 것 아닌 순간들은 보통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것인가 말 것인가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다이어트를 하기로 해놓고선 앞에 놓인 군것질 거리를 단호하게 외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나 아침 독서를 즐기겠다고 다짐하고선 핸드폰 알람 소리를 무시할까 말까 고민하는 상황 등이 그 구체적 예다.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과자를 집어먹는다거나, 하루 정도 아침 독서를 하지 않는다 하여 당장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진짜 문제는 애초에 그것이 '자신과의 약속'이었다는 데에 있다.





신뢰라는 건, 어떤 한 순간에 로또 터지 듯 눈 앞에 떨어지지 않는다. 


자기 신뢰는 '하기로 한 행동'을 적립금 모으듯이 매일 해야만 비로소 쌓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킨 나와의 약속이 모이고 모여, 자기를 '믿을 만한 사람'으로 만들고 그 자신감은 일상의 사소한 일을 넘어서 더 크고 영향력 있는 일에 귀하게 쓰인다.




시간적, 능력적 범위 내에 있는 일을 약속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일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든 나와의 관계에서든 신뢰를 쌓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이때까지 해왔던 것들이  부질없게 느껴지거나 와르르 무너지고 싶은 때가 왜 없겠는가. 


그럴 때면 나는, 하기로 했던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느끼게 될 자괴감과 후회, 자책을 미리 떠올려보곤 한다.




그러면 답은 하나다. 그냥 하자.


약속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사람의 마음이라면, 지금부터 마주칠 모든 사소한 갈등의 순간에 단호해질 수 있다. 




다행히 뇌는 아이 같아서, 하기 싫어하던 일을 살살 꼬드겨 5분만 집중하게 하면 아-주 말을 잘 듣는다.


그냥 하길 잘했다는 뿌듯함 까지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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