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현정 Aug 21. 2015

우아하고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싶다.

                                                                                                                                                                          






품격을 높여주겠다고 호언 장담하는 아파트에 산다거나, 당신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해준다는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하여 곧바로 그러한 삶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우아하고 품격 있는 삶은 소유하고 있는 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신상태와 고매한 마음가짐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우아함과 품격이 돈이 아니라, 한 개인의 내적이고 영적인 영역에서 우러나온다는 사실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숫자 적힌 종이를 건네기만 하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에,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부류의 사람들과 굳이 섞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겐 최소한의 구분선이 되어주는 까닭이다. 





한 사람의 정신과 마음 상태는, 그가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할 때 가감 없이 드러난다. 


잘 보여야 하는 사람 앞에서나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가 아니라, 아무런 긴장 없이 영위하는 일상 안에서의 행위를 보면 특히 더 그러하다. 


평소에 자주 하는 생각과 다짐이 습관이 되고, 그것이 태도를 통해, 그리고 말을 통해 자연스레 제 모습을 보여주므로. 





거창한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서 볼 법한 아주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는 것부터가 우아한 삶의 기본 조건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바로 뒤에 따라 들어오는 사람을 위해 몇 초간 시간을 할애하여 문을 잡아준다든가, 공중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한다든가,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를 내지 않고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조심스레 행동하는 일 같은 것들 말이다.          


  언어의 무게를 가늠할 줄 알아 함부로 말과 글을 내뱉지 않고, 필요한 만큼 절제할 줄 알며, 올바른 일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수고로움과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은 품위 있으며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긴다. 





자신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예뻐 보인다.


그저 길에서 스쳐지나 가는 사람일지라도 그런 사람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정화되는 건, 쉽게 감동하는 내 성격 탓만은 아닐 것이다.


잠깐의 불편함을 참지 못해 주위에 폐를 끼치면서까지 원하는 바를 이루어야 성이 차는 사람들을 보면, 어쩜 저렇게 교양이 없을 수 있을까 싶으면서 동시에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혹여나 나도 모르는 새 배려심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여 화들짝 놀라기도 하면서. 





 비상식적인 행동을 목격하더라도 이제는 웬만한 수준이면 아무렇지 않게 느끼는 순간이 나날이 늘어간다. 


그런 나를 발견하곤 불현듯 무서워졌다. 규칙과 질서를 지키는 사람은 오히려 바보가 되고 마는 상식이 파괴된 곳에서 살고 있구나 싶어서. 


너도나도 질세라 목청 높여 웰빙을 외치고 있고, 교육의 수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정작 삶의 질이 그만큼 높아졌냐 하면 그건 또 글쎄. 


돈과 물건을 탐하는 사람은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지성과 교양을 쌓는 일에 마음을 쓰는 사람은 점점 줄어가는 것만 같아 괜스레 안타까워진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에게서는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단단하고 단호한 기운이 느껴진다. 


또한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나 아닌 다른 존재에 친절한 삶을 살면, 그것 자체로 스스로를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되게 하는 깊은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기본과 상식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삶을 사는 건, 그러므로 동시에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태나 회피가 되지 않기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