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외로워지고 싶다. 나는 고요함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떤 해방감을 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곳에서 나는 나 자신을 가장 온전히 만난다.
그런 순간엔 망망대해에 떠 있는 기분이다. 지평선 끝까지 아무것도 없는 바다 위에 나 혼자 떠오른 채, 덩그러니 남겨진 나를 바라본다. 끝도 없이 펼쳐진 고요함은 내가 세상의 중심이자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만들어준다. 그곳에서는 나의 이름도, 나의 일도, 나의 관계도 잠시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런 마음이 든다.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심의 무게는 때로 날 지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든다. 나의 말투, 나의 행동, 나의 생각을 누군가 곧장 해석하고 판단하려 할 때, 나는 종종 숨고 싶어진다. 이런 마음은 어쩌면 관심을 갈망하던 스스로의 반작용일지도 모른다.
관심은 따뜻하지만 동시에 날카롭다. 관심을 받으면 행복하지만, 그게 과해지면 부담스럽다. 관심종자의 반작용은 그렇게 찾아온다. 모든 시선이 끊어지고,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고, 그저 존재 자체로 남겨질 때, 나는 오히려 가장 자유롭다.
그 자유 속에서 나는 나의 예민함을 조용히 털어낸다. 거칠게 흔들리던 감정이 가라앉고, 나를 갉아먹던 단어들이 물결처럼 멀어진다. 내 안의 감각들이 서서히 정돈되고, 바람이 빈 공간을 메우기 시작한다.
세상에 가장 가벼운 존재가 되어 떠다니는 시간. 누구도 나를 알아채지 못하는 시간. 그런 순간이 나에게는 필요하다. 그렇게 고립되고 싶어진다.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건 그런 혼자만의 시간이다. 고요함 속에서만 나는 비로소 나의 균형을 되찾는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오른 한 인간처럼, 외로움에 몸을 맡기고 싶다. 누구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곳에서 나는 나를 부를 것이다.
‘괜찮다. 이렇게 있는 것도 괜찮다.’